[특별기획]경찰수사권 독립에 관한 연구 24

노 영 민
포천경찰서

소추권과 심판권이 동시에 법관에게 있던 규문주의적 형사절차를 폐지하고, 탄핵주의적 형사절차에로의 근본적인 개혁의 결정적인 수단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검사제도이다. 즉 19세기 중엽 증거수집 등 수사절차와 공소제기를 위해서 검사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형사소송법은 탄핵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검사에게 수사의 주도적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이러한 탄핵주의 구조하에서는 재판과정에서 일방의 당사자인 검사에게 수사의 주도적 권한을 부여함이 타당하다. 즉 장래에 있어서 피의자·검사·법관의 삼면관계로 발전되는 과정에서 검사가 그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수사단계에서부터 검사에게 주도적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실체적 진실발견과 인권보장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또한 경찰의 업무는 행정행위로서 행정경찰행위만이 실질적인 경찰의 개념이고, 범죄수사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행경찰공무원법상 경찰의 직무에 범죄수사를 포함시킨 것은 경찰에게 사법조사의 권한을 위임하였기 때문이다.

즉, 경찰작용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한 것으로 현상유지 또는 예방활동으로 보아야 하고, 범죄수사는 헌법상 보장된 개인의 기본권침해이므로 이를 경찰개념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검찰은 경찰과 비교하여 공소재기와 그 유지를 거쳐 재판의 집행에 이르는 형사절차를 내용으로 하기 때문에 검찰도 역시 사법기관은 아니지만 이른바 준사법기관으로 볼 수가 있다. 즉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사법업무인 수사를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사의 본질은 단순하게 국가공권력의 행사라는 실력작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률의 해석 적용, 범죄행위의 법률적 구성 등 법률적 평가작용이 당연히 수반되는 것이다.

따라서 고도의 법률적 지식을 갖춘 검사로 하여금 사법경찰관리의 수사에 대한 법률적 감시·지도기능을 수행하도록 함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수사가 법률전문가인 검사의 관여 없이 이루어짐으로써 법률에 적합한 수사 전개나 필요한 증거수집에 지장을 초래하여 결국 범죄자에 대한 효과적인 처단이 어렵게 되고 국가형벌권의 약화로 종국적으로는 형사사법정의의 실현이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고, 특히 전문지식을 요하는 지능범죄나 신종범죄에 대처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소추관인 검사가 국가형벌권을 효율적으로 행사하고 형사사법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는 그 전제가 되는 수사에 적극 개입하고 사법경찰을 지휘·감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형사소송에 있어서 수사는 국가형벌권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형사소송절차의 1단계로서 공소제기의 준비행위이다. 그리고 우리의 형사소송에서는 기소편의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에서 결정되는 결과에 따라 공소제기의 여부가 결정된다. 즉 수사의 결과는 공소실행의 자료가 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사법경찰관리로부터 검사에게 발전적인 흐름을 하게 되고, 검사는 이를 취사·정리·보충하여 법률적으로 재조립한 후 공소단계에 투입하게 된다.

따라서 능률적이고 적절한 형벌권 행사를 위하여 수사권과 공소권을 동시에 검사가 가지고 있어야 하며, 수사는 경찰에, 공소는 검찰에 부여하자는 것은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검찰의 수사지휘는 수사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게 하고, 사리에 맞게 진행하도록 하여 신속한 재판의 진행을 할 수 있게 사전에 조정이 가능해 수사와 공소의 통일성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만일 수사와 소추가 분리되어 실행하게 된다면 채증시기를 일실하게 되고,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 등 경찰의 적정치 못한 수사관행을 방지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 수사초기부터 검사가 적극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검사의 수사권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수사권이 사법경찰관에게 부여되어 있음에도 사법경찰관에게는 수사권이 부여되어 있지 않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검사의 수사지휘·감독권에 대한 저항감을 야기하는 요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독립론자들은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96조 1항을 들어 사법경찰관에게 수사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은 검사와 마찬가지로 사법경찰관에게도 수사권을 인정하고 있고, 경찰법 제3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도 경찰의 임무로서 ‘범죄의 진압 및 수사’를 명시하고 있으며, 사법경찰관리집무규칙 제2조도 ‘사법경찰관은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함을 그 직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법경찰관에게 수사권이 있음은 현행법상 명백하다.

따라서 사법경찰관에게 수사권이 없다는 주장은 진실을 도외시한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며 법규정의 문리해석상으로도 옳은 주장은 아니라고 하고 있다. 또한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검사는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고, 사법경찰관에게는 수사권과 사법경찰리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있으며 단지 검사의 지휘권이 우월하게 되어 있을 뿐이다. 다만 사법경찰리는 수사의 보조자로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지휘에 따르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사권의 존부와 수사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지휘를 받는 것과는 명백히 구별되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현행법하에서 검사가 범죄수사에 대하여 경찰의 수사를 지휘·감독하고 있다. 이것은 형사정책적 차원이나 법률적 차원이지 범죄수사개시에 대한 인허가가 아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