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해발생 개요 한 도로변에서 김 씨는 약 2m 깊이의 구덩이에 들어가 있었다. 낡은 하수관을 교체하기 위해 굴삭기가 파 놓은 구덩이였다. 김 씨는 이곳에서 구덩이 바닥을 고르게 다지는 작업 중이었다. “김 씨, 그만하면 충분해.” “조금만 더요. 바닥이 평평해야 작업하기가 편하잖아요.” “내가 불안해서 그래. 구덩이 경사가 너무 가파르단 말이야.” “겨우 요 정도 높인데요 뭘. 걱정 마세요.”
도로가 좁아 구덩이의 기울기를 수직으로 할 수 밖에 없던 작업 현장. 적당한 기울기가 보장되지 않으면 흙더미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작업반장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작업반장의 불길한 예감은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됐다. 한 순간에 무너져버린 흙더미 속에 김 씨의 몸이 완전히 갇혀버린 것이다.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어보였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흙더미가 무너지면서 작업현장 가까이에 있던 상수관이 터져버렸고, 콸콸 쏟아지는 수돗물은 금세 김 씨의 턱 밑까지 차올랐다.
“어서 119에 신고해! 이 씨는 제수변으로 뛰어가고!” 제수변은 관로의 일부를 필요에 따라 개폐할 수 있는 장치로, 밸브를 잠그면 물량을 조절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수변의 위치는 사고지점으로부터 약 175m 떨어진 곳. 동료 작업자가 제수변으로 필사적으로 뛰었지만, 그가 돌아왔을 땐 이미 익사한 김 씨를 119가 구조 중이었다. 사고는 작업반장의 불길한 예감처럼 굴착면의 기울기 때문에 발생했다. 지반 굴착작업을 할 때에는 무너짐 예방을 위한 기울기 확보가 기본이다. 하지만 작업현장의 도로 폭이 좁아 안전 기울기를 지킬 수 없었다. 더군다나 사고지점의 토질상태도 매우 약했다. 굴착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 사업주는 관리감독자로 하여금 작업 시작 전에 해당지반의 지층상태, 매설물, 균열유무 등을 점검하도록 해야 하지만, 사고 당시 사업주는 자리를 비웠다. 굴착 작업하기 전 둘 중 한 가지만이라도 지켰다면 어땠을까. 물에 갇힌 동료의 고통스런 죽음을 보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 동종재해예방 대책 ❶ 대책 1 - 지반 굴착작업 시에는 지반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기울기를 유지해야 함. - 만약, 도로 폭이 협소해 굴착면 기울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경우 조립식 간이흙막이를 설치해야 함. ❷ 대책 2 - 굴착면 붕괴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주는 관리감독자로 하여금 해당지반의 지층상태, 매설물, 균열유무 등을 점검토록 함.
* 관련 규정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38조(지반 등의 굴착 시 위험 방지)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40조(지반의 붕괴 등에 의한 위험방지)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41조(매설물 등 파손에 의한 위험방지) ▲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안전조치) ▲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 2(벌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