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25 오전 06:42:0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교육종합

[김순진의 연재 수필]아빠 어렸을 적에(43)-겨울놀이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5년 10월 30일

서지울댁 앞개울은 경사가 완만하여 썰매타기에 좋은 얼음판입니다.


썰매를 타려면 우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11월 초가 되면 아이들은 썰매를 만들거나 눈썰매, 꼬챙이를 만들기 위하여 마땅한 재료를 구해 놓아야 합니다.


새마을 사업과 아울러 산림녹화 사업이 병행되던 터이라 정부에서는 민둥산에 아카시아나 오리나무를 많이 심어 우선 산이 푸르게 보이려고 애쓴답니다. 나무만으로는 헐벗은 민둥산을 가릴 수 없었으므로 풀씨를 뿌려 홍수를 방제하고 산을 푸르게 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사업은 정부의 소유인 산에 해당되는 일일 뿐 우리 마을은 수백 년을 이어 내려온 씨족 마을인지라 산과 들의 소유자가 대개 동네 원주민의 소유랍니다. 그런 토지의 소유자들은 자신들의 산에 각기 낙엽송과 소나무 그리고 잣나무를 심었습니다.


우리들은 나무를 심은 지 이제 10여년 쯤 막 지나는 나무들을 주로 꼬챙이 감으로 썼습니다.


꼬챙이 감은 나무의 가장 꼭대기 수마리의 곧은 부분이 필요하였고 잣나무와 소나무의 곧게 뻗은 수마리는 우리들의 주된 표적이랍니다. 그 나무들은 마치 우리들의 썰매 타는 꼬챙이 감으로 심어져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어른들이나 산 주인에게 들키면 경을 치기 다반사입니다. 썰매는 보통 널빤지에 각목을 잘라 평행으로 대고 그 위에 철사를 잘라 외줄로 대어 만듭니다. 그러나 철사로 만든 썰매는 앞으로 잘 나가지 않거니와 정지할 때에도 옆으로 미끄러지거나 자전거의 체인이 벗겨지듯 철사가 벗겨지기 쉬웠으므로 그다지 인기 있는 썰매는 아니랍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썰매는 남들이 타다 버린 스케이트 날을 박아 만든 썰매입니다. 스케이트는 부잣집이나 동네에서 한두 집쯤 있었을 뿐 우리들이 꿈꿀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감히 넘볼 수 없는 고가의 제품이었으므로 대부분 농사꾼의 자식들인 우리들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답니다.


행여 헌 스케이트라도 한 개 구입하는 날이면 우리들은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였고 그 스케이트는 장렬한 최후까지 우리들을 위하여 목숨을 다 바치어 충성합니다.


스케이트 신발이 낡아서 신지 못하게 되면 그때는 스케이트 날을 썰매에 박아 사용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스케이트 날은 썰매 만들고, 가죽 신발은 학교에 신고 다닙니다. 스케이트 신발은 고무신만 신고 다니던 우리들에게는 자랑스러운 메이커 신발 같은 존재입니다. 스케이트 신발은발목이 높고 묶는 끈이 길기 때문에 마치 천규덕 선수나 장영철 선수 같은 레슬링 선수들이 신는 레슬링 신발처럼 보입니다.


내 썰매는 M1 탄약통의 뚜껑입니다. 탄약통 뚜껑은 철로 되어있어 고장이 잘 나지 않는 반영구적인 썰매인데다 손잡이가 있어 꼬챙이를 꿰어 어깨에 메고 다니기가 아주 편하답니다.


어떤 아이들은 군 철조망을 묶는데 사용하였던 철 테두리를 잘라 펴 썰매의 날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외발썰매는 돌이 많은 좁은 얼음판에서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타기에 좋답니다.


우리들은 인삼밭의 지붕을 만들기 위해 사다 놓은 굵은 대나무를 훔쳐다 쪼개어 스키를 만들어 탑니다. 대나무 스키는 구부린 스키 위에 신발을 끈으로 묶어 눈 위에서 타고 다니면 제법 편한 이동 수단이랍니다.


형제들이 많은 집일수록 동생들을 태워주며 돌보기 위해 눈썰매가 필요합니다.


눈썰매는 주로 계곡에 많이 자생하는 버드나무의 밑동을 잘라 만듭니다. 버드나무는 물이 많이 먹어 잘 닳지도 않거니와 아래 부분이 앞으로 잘 나아가도록 구부러져 있었기에 우리들이 선호하는 눈썰매 감이랍니다.


아이들은 곧잘 아이스하키를 즐깁니다. 저마다 아이스하키 스틱을 만들고 퍽도 나무로 만들어 사용한답니다. 신발이 변변치 못하였던 우리들에게는 아이스하키는 금방 땀이 나게 하는 운동량이 많은 놀이 중 하나입니다.


얼음판이나 눈 위에서만 아이들을 부르는 것은 아닙니다.


마을 앞에 있는 아주 작은 동산은 아이들이 연날리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동산 위에 올라 자기의 집을 바라보며 연을 날리는 것은 아주 스릴 있는 놀이지요.


연을 만드는 종이로는 주로 창호지가 사용되었지만 어디에서 얇은 모조지 달력이라도 한 장 얻으면 그것은 연 만들 종이로 아주 좋답니다. 연의 골격을 지탱하는 연살은 주로 비닐우산의 우산살 대나무를 쪼개어 만듭니다.


아이들은 보통 가오리연을 잘 만들어 날립니다. 가오리연은 사각의 종이를 마름모꼴로 놓고 아랫부분에 꼬리만 붙이면 대개 잘 날릴 수 있었으므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날리는 연입니다.


그에 비하여 방패연은 가운데 구멍을 뚫어 지탱할 연살을 여러 방향으로 대어야 했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연날리기하는 때는 정월 대보름까지 뿐이랍니다. 정월 대보름날은 연에 소원을 담아 날려보내는 풍습이 있답니다.


(계속)


 


김 순 진


시인, 소설가, 수필가


http://cafe.naver.com/yob51


011-9123-4422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5년 10월 30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