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민요는 서울과 경기도 전역에서 전승되어 오던 민요 가운데 특히 ‘경기긴잡가’를 일컫는다. 본래 잡가는 가곡이나 가사와 같은 정가(正歌)와 대비되는 속가(俗歌)라는 뜻으로 쓰였으나, 오늘날에는 속가 중에서도 긴 형식의 노래를 앉아서 부르는 것을 잡가라 한다. 경기 잡가 가운데 느린 장단으로 된 12잡가를 긴잡가라고 부른다.
경기긴잡가의 특징은 경기 특유의 율조로서 대개 서경적 혹은 서정적인 긴 사설로 비교적 조용하고 은근하며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서정적인 표현이 많다. 조선 시대 서울 장안 소시민의 모임 장소인 ‘공청’ 또는 ‘깊은 사랑’을 통해 12잡가가 발생하였으므로 공청 소리 문화의 특색을 잘 담고 있는 귀한 문화재이다. 닐니리야 ’나 ‘도라지 타령’, ‘풍년가’는 한 번쯤 들어 본 이 민요들은 경기민요이면서도 조금은 생소한 ‘경기긴잡가 ’이다.
경기긴잡가는 「유산가」, 「적벽가」, 「제비가」, 「소춘향가」, 「선유가」, 「집장가」, 「형장가」, 「평양가」, 「십장가」, 「출인가」, 「방물가」, 「달거리」 등 12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산가」는 산천 경치를 노래한 것이고, 「소춘향가」, 「집장가」, 「십장가」, 「형장가」 등은 판소리 「춘향가」의 내용을 따서 사설을 지은 것이다. 「적벽가」는 판소리 「적벽가」와 비슷하고, 「제비가」는 판소리 「흥보가」와 내용이 통하지만 이들 잡가가 판소리 곡조로 된 것은 아니고 다만 일부 사설만 따왔을 뿐이다. 「평양가」, 「출인가」, 「방물가」, 「달거리」 등은 서민적인 인정, 사랑 등을 노래하고 있다.
포천에서도 양주를 중심으로 한 경기민요가 구전되고 지역적으로 경기민요가 생소한 지역은 아니지만, 왕방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성은비 학생이 선천적인 끼와 재능으로 경기민요 전승자로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성은비 학생은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부모의 권유로 웅변을 배웠다고 한다. 그러던 중 외가에서 플루트를 전공하는 외삼촌이 은비가 음악적인 재능이 있다는 말을 듣고 성악은 포천에서 접근하기 어려워 보다 쉬운 경기 민요를 지금까지 22개월가량 수학했다고 한다.
경기민요에 문외한이었던 엄마는 경기민요 전승자인 박영실 선생에게 아이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은비가 선천적인 목소리와 체형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듣고 본격적으로 은비에게 경기민요를 사사하게 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은비 학생은 지난 27일 한국 국악교육원주최 제6회 맹사성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학생부 민요부문 대상’이라는 큰 수확을 이뤄낸 것이다. 중간마다 여러 요인으로 국악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뤄낸 성과이기에 기쁨은 더욱 크다고 했다.
인터뷰 도중 가정환경을 조금씩 이해하고 나니 외가 쪽의 음악적 환경이 다분히 유전적으로 이어진 느낌이 든다. 외삼촌은 플루트 전공으로 대학교수님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이모는 성악을 한다고 한다. 엄마 또한 고향이 강원도 정선으로 어렸을 적 정선아리랑 등 국악적 재능이 있었으나 제대로 된 국악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대가가 될 사람은 태어나는 과정도 많은 얘기를 품고 있듯이 은비 학생은 40이 넘어 결혼하신 부모 사이에서 결혼 후 2년 뒤에 어렵게 태어났다고 한다. 부모님 두 분 다 나이가 많아 은비가 태어나기 전후로 은비에게 형제, 자매가 생기지 않아 은비가 유일한 무남독녀라 했다.
다른 스포츠나 예술과 마찬가지로 은비 학생도 경기민요를 사사하는 과정에서 지역적인 한계로 더욱 나은 스승에게 사사하기에는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원격적인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한다. 어머니는 화장품 영업을 평일에 하므로 주말에 공연 및 스승들에게 사사하기에 시간, 공간적인 제약이 있으며 아버지는 창수면에서 농장을 하므로 은비을 돌봐주기에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으며, 경제적인 이유로 은비에게 소요되는 음악적인 비용을 월 30여만원 정도밖에 쓸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현재는 유상순 선생과 송장희,송태훈 선생이 은비의 재능을 발견하고 다방면으로 도와준다고 하지만 향후 은비 학생이 국악예중 등으로 진로를 계획하고 있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사사하기를 주변에서 권유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은비 학생은 경기 12잡가 중에서도 유산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서두에 언급한대로 산천경치를 노래하는 것으로 앞으로는 12잡가 모두를 섭렵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인터뷰 당일 마침 본지를 방문하신 최호열 명예회장도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다며 포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경기민요 전승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