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창수면 오가1리는 130여 가구 27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농촌마을로 창수면이 관할하는 7개 법정리 중 하나다. 마을에 다섯 갈래 길이 있었으므로 오거리, 오가리, 오가라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금수정, 창옥병, 아름다운 강, 산, 마음씨 좋은 사람 등 다섯 가지 아름다운 것이 인근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오가리라 부르게 됐다고도 한다. 옛날 다섯 선비가 금수정에서 시를 읊으면서, 금수정을 굽이치며 흐르는 영평천 맑은 물줄기와 빼어난 주위 경관을 보고 참으로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하여 오인(五人)의 합자인 오(伍)자에 아름답다는 가(佳)자를 붙여 오가리(伍佳里)라 하였다는 유래도 전한다.
1912년 행정 구역은 영평군 하리면 오가리였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하리면 사청리, 금주리 각 일부를 병합하여 오가리라 하고 포천군 창수면에 편입했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38선 이북 지역인 오가리 전역이 북한 치하에 들어갔다가 6·25 전쟁 때 실지(失地)를 회복하여 1954년 11월 17일 행정권이 이양되었다. 2003년 10월 19일 포천군이 도농복합시로 승격하면서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가 됐다.
오가1리는 국도 37호선이 영평천과 나란히 오가리의 하단부를 가로지르며, 국도 87호선이 오가리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어져 오가리의 하단 중앙부에서 서로 접한다. 문화유적으로는 금수정 터의 뒤편 밭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에서 서너 점의 격지가 찾아지고 주변에 갱신세 퇴적층이 발달한 구석기시대 유적이 보고됐다.
확장공사가 진행 중인 국도 87호선에서 남쪽 방향으로 그리 멀리 않은 곳에 130여 평방미터 크기의 건물이 경로당이다. 경로당 앞 광장에는 어르신들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게이트볼장이 위치해 있다. 파란 인조잔디의 싱그러움이 제 빛을 발한다.
이곳에서 이환기(70) 전 노인회장, 서승열(64) 총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가1리 경로당 회원은 67명(남 28, 여 39)으로 365일 개방된 경로당을 편안한 쉼터로 삼아 서로의 친목을 다진다.
어르신들은 농사일로 숙달된 손놀림은 매월 3회하는 마을 대청소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어르신들은 이른 아침 경로당에 비치된 빗자루, 종량제 봉투, 호미 등을 들고 마을을 한 바퀴 돌며 버려진 생활쓰레기와 마을 안길에 자란 잡초를 뽑고 폐가전제품 등 재활용품을 수거하는데 하루해가 저문다.
이환기 전 노인회장은 “그나마 명맥을 이어오는 농촌의 전통문화가 단절 위기에 처한 것이 못내 아쉽다. 우리 마을을 보더라도 사물놀이 전통혼례 등을 이으려 하는 젊은이들이 없어 장고, 징 등과 사모관대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이리 저리 채이고 천덕꾸러기가 된 지 오래다”며 혀를 끌끌 찬다.
서승열 총무는 “이제 갓 경로당 살림을 도맡았지만 책임감을 느낀다. 작은 힘이나마 어르신들의 위한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장명희 부녀회장은 “어르신들이 손수 점식식사 등을 직접 챙기기는 하지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며 “어르신들을 좀 더 즐겁고 행복하게 해 드리지 못해 가끔 자책감이 든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한다.
정월 보름이면 마을에서는 윷놀이판이 펼쳐진다. 이날은 마을잔치 겸 경로잔치가 해가 저물도록 이어진다. 따라서 부녀회원들의 손끝에는 물이 마를 시간이 없다. 오래 전부터 윷놀이는 전통놀이로 마을의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는 디딤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