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일동면 기산리에 위치한 베스트빌 아파트는 212세대 45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아파트 단지이지만 오밀조밀 잘 가꿔진 모양새가 시선을 끈다. 멀리 청계산이 솟아 있고 청계호수 호수물이 소하천을 타고 아파트 단지 인근을 지난다.
아파트 건물 전면 양지 바른 남향 한편에 마련된 70㎡ 규모의 경로당에서 강만근(76) 노인회장, 장동철(73) 총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베스트빌 아파트 경로당 회원은 22명(남 13, 여 9)으로 매일 여러명의 어르신들이 부담없이 쉼터로 이용한다. 강만근 노인회장은 매일 개근하고 장동철 총무는 아예 경로당에서 숙식하며 잔심부름과 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예쁜 모습을 드러낸 화초 하나하나에는 장 총무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2006년 3월 아파트 입주와 더불어 한편에 어르신들이 이용할 수 있는 70㎡ 크기의 경로당 공간을 마련해 지금까지 별 어려움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한솥밥 식구가 된 지 오래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활력이 넘치는 강만근 노인회장은 “우리 아파트는 시골의 정서를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시골의 후한 인심이 그대로 살아있어 어르신들도 오누이 같이 모든 것을 공유하며 흠결 없이 지낸다”며 “회원 덕분에 젊음이 넘친다“라고 한마디 더한다.
베스트빌 아파트 경로당은 365일 24시간 열어 놓고 어르신들을 맞이한다. 실내청소는 총무의 몫이지만 일주일에 한번은 관리사무소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이때 전기시설도 함께 돌봐 주며 어르신들의 손을 덜어 준다.
어르신들은 그 고마움에 보답이라도 하듯 아파트의 가장 어려움인 주차문제, 쓰레기 분리수거, 음식물 찌꺼기 수거 등의 일거리를 돕는다. 이는 입주민 모두가 서로 도우며 의지하고 사는 베스트빌 아파트 입주민만의 특혜라고 강만근 노인회장은 귀띔한다.
이곳 베스트빌 아파트 노인회원들은 단지 내 어려운 일들이 있으면 젊은 세대가 서로 어우러져 잘 해결해줘 신경 쓸 일이 별로 없지만, 어르신들이 가장 바라는 숙원사업이 있다고 토로한다.
아파트 단지 앞 660여㎡ 이르는 주차장 포장 문제다. 여러 차례 시청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말만 무성할 뿐 매년 제자리서 맴돈지가 수삼 년이 지났다고 한다.
어르신들 중에 강만근 노인회장은 2015 포천시 민속경연대회 팔씨름 부문에서 2위를 차지 했으며 박종호 어르신은 대한노인회포천시지회에서 주관한 장기·바둑대회에서 1등을 거머진 쟁쟁한 실력파다. 특히 박종호 어르신은 취미 생활로 바둑을 권장해 베스트빌 아파트에는 바둑 바람이 불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 대부분이 예전부터 농촌마을에서 이웃하며 살던 사이인지라 정월 보름날 윷놀이 겸 마을 잔치는 한해도 거른 적이 없다.
이태복(77) 어르신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독서광이다. 경로당 한편에 있는 백과 사전 수십 권을 틈만 나면 독파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면 경로당에 비치된 백과 사전이 떠올라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경로당으로 향한다. 경로당에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비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건넨다.
어르신들은 “올해 여름 에어컨이 없어 땀꽤나 흘렸다. 벌써부터 내년 여름 더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라고 입을 모은다. 내년 여름 시원한 에어컨 바람 쏘이며 손자· 손녀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벌써부터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