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관인면 냉정1리는 40여 가구 15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살며 대부분 미곡농사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예전에는 시우동, 시꼴 등 여러 지명으로 불리다가 최근에 냉정이라 불리게 됐다. 마을에 찬 우물이 있다고 하여 찬 우물 또는 냉정(冷井)이라 했다.
냉정리는 관인면이 관할하는 법정리 6개 가운데 하나로 8·15 해방과 더불어 냉정리 전역이 북한 치하에 들어갔다가 6·25 전쟁 때 수복됐다.
냉정리는 본래 강원도 철원군 관인면 지역이었다. 1895년(고종 32) 연천군에 편입돼, 1912년 행정 구역은 연천군 관인면 냉정리였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냉정리 일부를 탄동리에 넘겨주고 고령리 일부를 병합해 냉정리라 했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38선 이북 지역인 냉정리 전역이 북한 치하에 들어갔다가 6·25 전쟁 때 실지(失地)를 수복하여 1954년 11월 17일 행정권이 회복됐다. 1983년 포천군에 편입되어 포천군 관인면 냉정리가 됐으며, 2003년 10월 19일 포천군이 도농복합시로 승격하면서 포천시 관인면 냉정리가 됏다.
냉정리는 관인면의 북동쪽 끝에 위치하며, 서쪽 경계와 남쪽 부분은 나지막한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나머지 지역은 바둑판형 논으로 반듯하게 경지 정리가 돼 있다. 북쪽 경계 부분에 냉정저수지가 있고, 소규모로 2개의 상용담·하용담 저수지가 위치한다.
6·25 전쟁 전까지 냉정 저수지 북서쪽에 인접한 봉화산(烽火山) 정상에 할미산 봉수터가 남아 있었으나 군진지 건설이 계속되면서 지금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이정 마을 뒤에 있는 할미산 정상부에서 테뫼식 산성인 냉정리 산성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진다.
멀리 신북면 소재 명성산이 훤히 내다보이고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멋스럽게 자라고 있는 마을 중앙에 마을 회관과 나란히 위치한 100㎡ 크기의 단층 건물이 경로당이다. 이곳에서 이풍업(81) 노인회장, 주명식(77) 총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냉정1리 어르신들은 매월 초순과 중순에 걸쳐 2회씩 마을 대청소에 농사일로 잔뼈가 굵은 빠른 손놀림으로 쓰레기 수거, 마을 안길에 제멋대로 자란 잡초제거와 재활용품 분리수거 등 깨끗한 마을 조성에 몸을 아끼지 않는다.
머리를 곱게 빗어 넘긴 이풍업 노인회장은 “어르신들은 개끗히 씻고. 의류도 자주 세탁해 남들로부터 냄새가 나서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경로당에서는 금연은 물론, 실내청소, 화장실 청소 등 경로당을 청결하게 관리하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로당을 이용하는 회원은 86명(남35, 여49)으로 어르신들은 경로당 공터에 설치된 스텝머신, 롱풀머신, 작은활차 머신 등 운동기구를 이용해 체력을 키우고 마을 뒷동산 산책로를 거닐며 근력을 다진다.
냉정1리에서는 정월 보름날이면 경로당 앞마당에서 남녀노소가 어우러져 한바당 윷놀이가 펼쳐진다. 한편에서는 떡국, 빈대떡, 만두, 과일 등 푸짐한 음식을 부녀회원들이 만들고 어르신들은 윷가락을 하늘 높이 던지며. 한 해의 운수를 점친다.
이날은 어르신들 경로 잔칫날이고 마을 주민들 잔칫날이다. 서로 화합하고 소통하며 무거운 마음 벗어던지고 하루해가 저물도록 하나가 된다.
마을부녀회는 긴 겨울밤 독거어르신들을 위해 안부전화도 하고 때론 말벗도 하며 고독하고 외로운 어르신들의 맏며느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깊어가는 가을날 어르신들의 즐겁고 행복한 웃음소리가 냉정1리 앞뜰에 넓게 펼쳐진 들판을 가로질러 명성산 골짜기에 메아리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