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북부청사 상황실에서 열린 ‘경기북부 시장·군수 간담회’. 이 자리에는 이석우 남양주시장, 안병용 의정부시장, 현삼식 양주시장, 박영순 구리시장, 오세창 동두천시장, 김성기 가평군수, 김규선 연천군수 그리고 김한섭 포천부시장 또한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새로운 별명인 ‘북경필’에 대해서 설명했다. 북부지역에만 예산을 지원하면서 경기도의회에서 부르기 시작한 별명으로 지난 18일 언론을 통해 다시 한 번 소개됐다.
‘북경필’ 지사는 현재 가장 중요한 화두를 경제와 통일로 꼽고, 두 가지 모두 경기북부가 직면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경기북부는 아직 ‘미생’이고 ‘완생’으로 가려면 할 일이 많으며, 인프라 구축과 지역특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미생(未生)’은 바둑 용어로 집이나 대마 등이 살아있지 않은 상태나 해당 돌을 이르는 말이다. 바둑에서 완전히 죽은 돌을 사석(死石)이라고 하는데, 미생은 이와 달리 ‘완생(完生)’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완생은 바둑에서 상대가 어떠한 수를 두어도 죽지 않는 상태나 돌을 이른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tvN 8주년 특별기획으로 방영된 드라마 『미생』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신드롬’을 일으켜, 정규직을 향한 치열한 경쟁 등 냉혹한 현실 속에 ‘아직 살아남지 못한 자’를 표현하는 용어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남 지사의 경기북부를 미생으로 표현한 것. 해석하자면, 경기북부는 아직 살아남지 못한 지역, 불안함과 가능성이 공존하는 미지의 지역임을 시사하고 있다.
경기북부 지역은 그동안 각종 규제와 접경지역의 특성으로 낙후됐고, 더구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으로 포함돼 역차별을 받고 왔다. 게다가 포천시는 도로와 철도 같은 인프라가 미미, 경기남부 지역은 물론 대부분의 경기북부 시·군보다 열악한 수준이어서 더욱 분발이 요구되는 지역이다.
‘다행인 점’은 민선 6기에 접어들면서 남 지사는 ‘북경필’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포천시가 포함돼 있는 경기북부 지역에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다. 상징적으로 경제투자실을 북부청사로 옮겼고, 최근에는 경기문화재단 북부사무소, 앞서서는 경기개발연구원 북부센터를 개원하며 지역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오는 3월말에는 경기북부 10개년 발전계획가 발표될 예정이다. 해당 계획에는 북부지역 사회간접자본(SOC) 4천억원 투자, 경기동북부 특화발전자금 신설 등이 포함돼 있다.
‘안타까운 점’은 북부 발전에 부는 바람을 포천시가 효과적으로 탈 수 있겠냐는 것이다. 경기북부에 점차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결국은 한정된 파이를 10개 시·군이 나눠 먹어야 한다. 투자 당위성과 예산 대비 효율성 그리고 지자체의 노력 여하에 따라 많은 지원을 받는 지역과 덜 받아 낙후를 면치 못 하는 지역이 나뉜다. 이 가운데 포천시는 서장원 시장이 강제추행, 무고,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리를 비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 무섭게 치고 나가고 있는 이웃 시·군을 앞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달 말 취임한 포천시장 권한대행 김한섭 부시장이 나름 분발하고 있지만 아직 한계가 있고, 용정산업단지와 장자산업단지 그리고 K-패션 디자인 빌리지 유치 등 여러 주요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시민들의 우려가 있는 상태다.
남경필 지사의 표현처럼 경기북부는 미생이고, 그 중 낙후된 포천시는 미생 중의 미생이라 할 수 있다. 포천시가 미생을 벗어나 ‘시민과 함께하는 행복도시 건설’로 나아가려면 적당한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시장권한을 대행하고 있는 김한섭 부시장을 비롯한 시 관계자 모두 개개인의 역량을 결집해 경기북부에 부는 개발의 바람에 포천시를 올려놓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