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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에 이런 일이] 강아지와 6개월째 ‘자동차 노숙’하는 아줌마

송우리 공터에 주차한 50대 여성, 강아지와 자동차서 6개월간 지내
영하 15도 혹한도 버텨…“월세 보증금 없어요. 어디 갈 곳 없을까요?”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5년 01월 31일
ⓒ (주)포천신문사

한낮에도 영하 5도를 오르내리는 동장군의 기세가 여전한 1월 31일 오후 2시. 포천 소흘읍 송우웨딩홀 뒤편 텅 빈 화물차 매매단지 공터 구석에 낡은 소나타차량 한 대가 주차되어 있다. 가까이 다가서자 개짖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자동차 유리문 틈 사이로 안을 들여다보니 어미개와 강아지 10마리 정도가 정신없이 짖어댄다. 그런데 놀랍게도 조수석에 앉아 있는 한 중년 여성이 밖을 노려본다. 얘기 좀 할 수 있겠느냐며 문을 두드리자 한참을 기다린 끝에 모습을 드러내고 차에서 빠져나온다.

옷차림은 다소 허름하지만 50대 중반의 평범한 여성이다. 자신을 ‘부산 아지매’라고 소개한 김모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6개월 가까이 이 곳에 자동차를 주차한 채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다.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이 계속되는 엄동설한에도 자동차 안에서 버티며 생활하고 있다.

도대체 어찌된 사연일까?

ⓒ (주)포천신문사

- 날씨가 추운데 왜 여기서 지내세요?
“갈 데가 없어요. 월세 보증금 구할 돈이 없어요.”

- 가족은 없어요?
“없어요. 강아지하고 같이 사는데 시끄럽다고 셋방을 주지 않아요. 보증금도 없지만. 여기서도 쫓겨나면 안되는데….”

- 차 안이 비좁고 추울텐테. 올 겨울 내내 여기서 지냈어요?
“갈 때가 없어 마땅한 방법이 없잖아요. 너무 추울 땐 잠깐 자동차 히터를 켜고 자요. 가끔은 찜질방에서도 자고 씻고 그래요.”

- 하루 종일 차 안에서만 지내나요?
“아니요. 돈은 벌어야죠. 아르바이트해서 한 달에 몇십 만원은 벌어요. 그 돈으로 자동차 기름도 넣고 강아지 사료도 사고 찜질방도 가요.”

- 언제까지 이곳에서 지낼 건가요?
“강아지를 어디에 맡기려고 알아봤는데 한 마리당 20만원씩 달라는거에요. 월 200만원씩 달라는 건데 어렵잖아요. 걱정이에요. 사람은 안살지만 전기는 들어오고 물 나오는 집 없을까요. 좀 알아봐 주세요.”

ⓒ (주)포천신문사

‘부산 아지매’ 김모씨는 그동안 전국 각지를 전전하다 지난해 초 포천으로 들어와 영중면 양문리에서 거주했지만 집주인이 개짖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내쫓아 이 곳에서 노숙 아닌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

한 여성이 강아지와 자동차 안에서 장기간 생활하고 있다는 주변의 제보로 관할 경찰과 공무원들이 다녀갔지만 ‘갈 데가 없다’고 버티는 김씨의 하소연에 뾰족한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

자식처럼 키운 강아지 10마리를 보듬고 낡은 자동차 안에서 혹한을 이겨내며 봄을 기다리는 부산 아지매의 겨울은 아직 길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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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창 기자 / lscnews@hanmail.net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5년 0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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