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원 포천시장(56.새누리당)의 성추행 의혹사건으로 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휴일에 ‘차 한 잔 하자’며 여성을 집무실로 불러 성추행한 혐의도 놀랄만한 사건이지만, 이를 무마하기 위해 피해여성에게 거액의 돈을 전달한 혐의는 더욱 충격적이다.
서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일요일인 지난해 9월 28일 서 시장은 친분이 있는 50대 주부 P씨를 집무실로 불어 들였다. 그리고 며칠 후 P씨는 가까운 지인에게 ‘시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요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지역사회에는 성폭행 루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서 시장은 급기야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P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P씨는 ‘시장을 골탕 먹이려고 문자를 퍼뜨렸다’고 진술해 경찰에 구속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아내의 구속에 심경이 바뀐 P씨의 남편이 <포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통해 “아내가 성추행을 당한 것은 사실이고, 서 시장측이 합의금을 주면서 경찰에 거짓진술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시장의 고소 취하로 석방된 P씨가 시장을 역고소하면서 이 사건은 발칵 뒤집혔다. 경찰은 전면 재수사에 들어갔고, 돈을 전달하며 성추행 무마를 주도한 비서실장은 사표를 내고 잠적했다. 경찰은 시장 집무실과 비서실, 업무차량 등을 압수수색했고, 비서실장 K씨와 중간 브로커 L씨는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비서실장과 브로커는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이들은 금품을 주고 받은 사실과 P씨에게 거짓진술을 강요한 혐의도 시인했다.
그러나 서 시장은 경찰 소환조사에서 “성추행 사실이 없으며, 합의금이나 거짓진술 강요는 비서실장 혼자서 한 일”이라며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P씨와 서 시장의 진술이 엇갈리자 경찰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제안했지만 서 시장은 P씨와 달리 조사를 거부했다. 비서실장과 브로커는 검찰에 송치됐으며, 경찰은 비서실장에 돈을 건넨 인물들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자금출처를 조사 중이다.
비서실장에 책임 전가하면 법망을 피할 수 있다?
서장원 시장측 비서실장이 피해여성인 P씨에게 전달한 돈은 현금 9천만원과 차용증 형태의 합의각서에 명시해놓은 9천만원 등 총 1억8천만원이다. P씨측의 대변자 역할을 한 중간 브로커에게 1억3천만원이 건네진 것까지 합하면 성추행 무마를 위해 서 시장측이 입막음을 하려고 무려 3억여 원의 돈을 전달한 셈이다.
성추행이 없었다면 왜 이런 천문학적인 돈을 전달했겠는가. 성추행이 없었다고 부인하는 서 시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 피해여성은 시장이 집무실에서 몸을 더듬고 강제로 끌어안고 간이 침대쪽으로 끌고 가려하자 신발을 벗어 던지며 저항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서 시장측 인사들은 “오랜만에 만나 반가워서 시장이 안아준 것인데, 여성이 이것을 빌미로 일을 확대시켰다”며 억울함(?)을 전파하며 해명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서 시장은 비서실장이 여성에게 돈을 건네고 경찰에서 거짓진술을 하라고 강요한 사실은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았고 비서실장을 질책하며 사표를 받았다고 밝혔다. 시장이 성추행 사실도 없고 아무런 지시도 없었는데 비서실장이 혼자서 전전긍긍하면서 급전으로 수억원의 자금을 지인들에게 빌려 여성과 브로커에게 전달했다면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경찰은 현재 자금출처를 조사 중이다. 비서실장에게 돈을 건넨 2명과 추가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든 인사들은 한결같이 서 시장으로부터 직간접으로 도움을 받고 후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서 시장은 지금도 성추행과 성추행 무마를 위한 모든 의혹을 부인하면서 사건의 모든 책임을 자신의 핵심측근인 비서실장에게 돌리면 법망을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떳떳하지 못하다. 또 법정 다툼으로 시간을 끌며 임기를 연장해 나가겠다는 얄팍한 술수로 일관한다면 강력한 시민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