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와 연천군, 강원도 철원군(이하 포연철)의 행정구역을 통합하려는 추진위원회가 최근 공식 출범했다. 경기도 2개 시.군과 강원도 1개 군이 도의 경계를 뛰어넘는 통합 추진이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 전국적 관심을 모았다. 3개 시·군을 통합해 가칭 ‘통일시’를 만들고 통일시대를 대비한 통일수도로 발전시키자는 명분은 충분하다.
현재 포천과 연천은 접경지역형 낙후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으로 분류되어 부당하게 규제를 받아온 결과 지역경제가 고사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철원 또한 전형적인 접경지역이면서 강원도의 변방에 자리잡은 관계로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연철 지역주민들 간에 더 이상 낙후와 규제에 얽매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공감대도 존재하고 있다.
한반도의 중심지라는 지정학적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라는 큰 틀에 막혀 지역 발전이 더디게 진행된 것도 통합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동변상련이라고 할까. 비슷한 처지에 놓인 3개 시·군이 낙후지역이라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통합이라는 공감대를 찾은 셈이다.
박근혜 정부가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을 비롯한 통일대박론을 가시화시키고 있는 것도 통합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따라서 통합 추진위는 포연철은 이러한 정부정책 방향에 부응하면서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지역의 이미지와 비전을 낙후된 접경지역이나 과도한 규제를 받고 있는 수도권이 아닌 제3의 길인 통일수도로 전환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출범 취지문에서 밝혔듯이 포연철은 한탄강 유역권이라는 선사시대부터 유지되었던 동일한 생활권을 복원함과 동시에 앞으로 전개될 남북 통일시대의 한반도 통일수도로 발전하기 위해 시군통합을 추진함으로써 그 동안의 ‘버림받은 땅’에서 ‘아껴놓은 땅’으로 거듭나야한다는 것이다. 포연철 통합은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유치와 남북경협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등 통일시대 물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는 비전까지 더해져 출범 초기부터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3개 시.군 통합의 명분과 논리를 개발하며 밑그림을 그린 행정학자이자 추진위 상임대표인 김정완 대진대 교수는 “포연철 통합 추진은 국토균형개발 차원에서 3개 시·군에 발전 모멘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무엇보다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통합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파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단체와 일부 여론주도층 인사들이 참여한 통합 추진위의 이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3개 시.군 통합으로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3개 시·군 통폐합을 위해서는 3개 시·군 주민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3개 시.군이 통합되면 국회의원과 기초.광역의원 수가 지금보다 줄어들 수 있어 정치인들의 반대가 예상된다. 추진위는 출범식에 선출직 정치인들을 대거 초청했지만 이들은 대부분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아직 통합 추진 소식이 덜 알려진 상태지만 3개 시군 주민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포천 주민들의 반대 정서가 강해 보인다. 낙후된 포천 주민들로서는 비슷하거나 더 낙후된 시.군과의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팽배하고, ‘강원도 편입’이 주는 심리적 거리감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철원지역 주민들간에도 통합추진을 두고 벌써부터 찬반 대립과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3개 시.군 주민들에게 통합의 실리와 명분을 충족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추진위는 이제 도의 경계를 오가며 이해득실이 전혀 다른 3개 시.군의 주민들의 여론을 모아야 한다. 험난한 통합의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