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교육지원청이 관내에 두 곳의 단설유치원 설립을 추진하자 민간보육시설이 전면철회를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포천시어린이집연합회와 포천시유치원연합회는 ‘단설유치원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원들이 연일 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왜 민간보육시설 원장들은 거리로 나섰을까. 이들이 단설유치원 설립에 반대하는 명분은 무엇인가.
포천교육지원청은 신읍동 왕방초교와 소흘읍 추산초교의 기존 병설유치원을 증·개축해 12개반 164명(특수·특별반 36명 포함)을 보육할 수 있는 단설유치원 2곳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2012년 60억원의 예산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르면 내년에 공사를 시작해 2016년 개원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교육청에 따르면 왕방 단설유치원은 포천초교 병설과, 추산 단설유치원은 송우초교 병설과 각각 통합해 실제 보육정원은 늘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과잉공급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또 그동안 국가예산이 없다 보니 초등학교 병설로 유치원이 운영됐지만 이제는 초등교육 전공자가 아닌 유아교육 전문가가 온전하고, 질 높은 유아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독립된 단설유치원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민간보육시설들은 단설유치원이 설립되면 문닫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속출할 것이라면서 지역현실을 외면한 교육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먼저 포천시 영유아 교육의 현실부터 들여다보자. 2014년 7월 현재 포천시 영유아(0세~5세)는 7,063명으로 4년 전에 비해 952명이 감소했다. 인구가 감소하고 저출산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영유아 감소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 정원 충족률은 72% 이하여서 정원미달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여서 민간보육시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력과 예산을 앞세워 단설유치원을 설립하는 것은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사지를 몰아넣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게 민간보육시설의 주장이다.
민간시설측은 또 모든 시설들이 누리과정 도입을 통해 무상보육으로 영유아교육의 기반이 확대되고 전문성이 확보되고 있다는 점, 기존 시설을 이용해 더 효과적으로 질 높은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과 6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굳이 단설유치원 2곳을 설치하는 것은 기존 시설의 정원충족률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점 등을 들어 단설유치원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입학 대상 아동의 수에 비해 유치원시설이 부족하다면 유치원 설립을 고려해야 하지만, 지금은 출산율 저하로 병설유치원, 사립유치원, 어린이집의 유휴교실이 급증하고 있어 재원을 낭비하면서까지 기존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청이 단설유치원 건립을 마냥 밀어붙일 일은 아니라고 본다.
교육청이 주장하는 단설유치원의 필요성을 모두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단설유치원은 누리 과정의 정상화는 물론 질 높은 교육과정 운영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유치원 교사의 근무여건 개선과 공교육에 대한 신뢰 제고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사회는 무한경쟁 체제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서로 경쟁하면 되는 것이다. 국·공립 유치원에서 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사립이 개발해 스스로 찾아오는 유치원(어린이집)을 만들면 된다.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질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을수록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포천교육지원청이 경쟁논리만을 갖고 교육정책을 강행해서는 안된다. 지역의 보육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보육인들과 머리를 맞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단설유치원 건립의 시기를 늦추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