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광화문 시복식에 앞서 카퍼레이드 행사를 하던 도중에 차에서 내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34일재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중인 고 김유민군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위로하고 있다. TV화면 촬영
ⓒ (주)포천신문사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한국천주교 순교자 124위의 시복미사를 집전한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100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천주교 신자는 물론 평범한 시민들도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을 직접 찾거나 TV 생방송을 지켜보며 선택의 순간마다 ‘낮은 자의 편’에서 슬픔과 고통을 함께 해 온 교황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신자와 시민들은 공식일정이 시작되기 전인 16일 새벽부터 교황이 머물고 있는 서울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 앞에 진을 치기 시작했다.
오전 8시 42분께 검은색 국산 준중형차를 탄 교황이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감격을 감추지 못했고, 교황은 손을 들어 화답했다. 교황이 시복미사에 앞서 200여년전 한국천주교회의 초기 신앙인들이 처형된 서소문 순교성지를 방문해 헌화하는 현장 주변도 800여명의 시민으로 북적였다.
일부는 접근이 통제되자 순교성지 맞은편 아파트 화단에 올라가 큰 소리로 '파파!'를 연호하기도 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서울광장에서 시복미사가 치러지는 광화문 바로 앞 제단까지 30여분간 진행된 카퍼레이드. 오전 9시 8분께 덮개 없는 흰색 차에 올라탄 교황은 시종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들어 인사했고, 밤을 새워가며 전국에서 모인 시복식 참가자들은 “교황님 고맙습니다, 환영합니다,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하얀 수건을 흔들었다.
교황은 간간이 차를 멈춘 뒤 어린이들을 안고 이마에 입을 맞췄고 그때마다 참석자 중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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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생중계로 전 세계가 지켜본 가운데 교황은 카퍼레이드 종점인 제단을 지나쳐 서울광장으로 방향을 튼 뒤 시복식에 참석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 400여명 앞에 차를 세웠다.
그는 진실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34일째 단식 중인 단원고생 유민이 아버지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맞잡고 위로했고, 왼쪽 가슴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단 채 시복미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친필로 교황에게 쓴 편지를 담은 노란색 봉투를 교황에게 전달하면서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도와주십시오. 우리를 잊지 말아주십시오”라고 말하며 교황의 손을 꼭 붙잡았다.
교황은 김씨를 위로하면서 편지봉투를 자신의 흰색 수단(성직자 복) 안쪽에 집어넣은 뒤 자리를 떠났다. 이날 카퍼레이드에서 교황이 차에서 직접 내린 것은 세월호 유족들이 모여 있던 자리가 유일했다.
세월호 유가족 외에 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자들도 그러한 교황의 모습에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농아인들은 수화로 묵주기도를 올렸고, 교황이 도착했다는 소식에 감격해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어쩔 줄 몰라하거나 손을 맞잡고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도 있었다. 미사가 시작되자 이들은 수화로 성가를 불렀다.
이날 시복미사가 열린 는 광화문광장에서 시청앞까지 이르는 방호벽 안에는 미리 초청받은 17만명이 새벽부터 꽉 들어찼다.
방호벽 주변 도로에도 먼 발치에서라도 교황의 모습을 보려는 신자와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신자와 시민들은 광복절인 15일 밤에도 미리 시복미사가 열리는 곳을 찾아 기념사진을 찍는 등 연인원 100만명 가량이 시복미사를 전후해 광화문광장 주변을 다녀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