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버스의 입석 승차가 금지되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출퇴근 시민들이 큰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입석 운행이 번잡하고 불편하기 했지만 출퇴근 시간을 맞추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입석금지가 시행되면서 버스를 제때 타지 못한 시민들의 지각출근이 속출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교통 당국이 이런 문제를 예측하지 못하고 시행한 것에 대한 불만의 소리도 높다.
2013년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를 운행하는 광역버스는 112개 노선에 버스는 1371대다.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하루 9만8천여 명이며, 입석 이용자가 1만4천여 명으로 입석 승객 비율은 14.5% 정도다. 1만4천여 명이 그동안 서서 다녔는데 이날부터 그들이 탈 공간이 사라져 버렸으니 혼란과 고통이 어느 정도였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교통당국이 준비만 철저했다면 이런 혼란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 입석을 금지시키고 단속만 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무책임한 탁상행정이다. 뒤늦게 2층 버스 도입 등을 통해 해결책이라고 내놓고 있지만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입석을 관행대로 고수하자는 것이 아니다. 광역버스의 입석승차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게 맞다.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자동차전용도로를 포함해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차량의 승객은 반드시 좌석 안전벨트를 매도록 돼 있다. 입석승차는 엄연한 불법이다. 입석승차를 법으로 금지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고속 주행하는 버스에서 사람이 서 있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이 부분에서도 안전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때 생기는 부작용과 혼란이 문제라는 것이다. 합법이고 원칙이라고 해서 충분한 대비책도 없이 시행부터 하고 본다면 피해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도권에 신도시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교통대란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승객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데 교통수요를 분산시킬 교통대책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승객의 안전을 고려하면 광역버스 입석금지는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미봉책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수도권 광역교통 체계를 새로 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안전과 교통편의는 어느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안전수칙을 지키되 교통편의를 보장하는 방안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포천 송우지구에서 도봉산역까지 버스전용차로가 추진된다고 한다. 이 노선은 포천 송우지구 초가팔리를 출발, 국도 43호선을 타고 의정부시외버스터미널∼신곡지하차도∼우성삼거리∼장암역 삼거리를 거쳐 서울 도봉산역에 도착하는 버스전용차로로 총 길이는 19.7㎞다. 사업비는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690억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막대한 사업비를 감당할 지자체간의 분담과 노선조정 합의 등의 과정이 남아 있지만, 이 또한 입석 승차 금지처럼 졸속으로 추진할 일은 아니다.
철도와 고속도로가 없어 교통체증을 빚고 있는 포천시는 서울을 오가는 출퇴근 시민들을 위한 교통대책이라며 적극성을 띠고 있지만, 의정부~소흘간 6차선 확장공사가 지지부진해 출퇴근길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왕복 4차선의 43번 국도 현실을 감안하면 버스전용차로 신설은 또다른 교통마비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포천 구간 만큼은 열악한 교통망을 확충하는 것이 최우선이지 기존에 꽉 막힌 교통망에 선을 그어 버스전용차로를 신설하는 것은 시급한 교통대책이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