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미2사단은 9일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 상황실에서 2014년 제1차 한미협력 실무협의회를 열고 훈련 일정 공개 등을 포함, 양측이 올린 6개 안건을 논의했다. 양측은 이번 논의에서 주한미군 제2사단이 포천 미군사격장의 훈련 일정을 주민에게 미리 알려주기로 했다. 늦었지만 다행스런 결정이다.
잘 알려진대로 포천 영중.창수.영북면 일대 주민들은 지난 60여 년 간 미군훈련장인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소음 등으로 큰 고통을 받아왔다. 훈련장 주변에는 주민 5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 주민들은 그동안 소음 민원을 제기하면서 훈련 일정의 사전 통보를 요구했지만 미군은 보안 등을 이유로 거부해 왔다.
영평사격장은 1천322만㎡에서 미군 공지(空地)합동 훈련이 진행될 때마다 소음 피해는 물론이고 헬기 저공비행으로 축사 지붕이 내려앉거나 유탄(流彈)이 집 마당에 떨어지는 아찔한 피해가 빈번했다. 사격 훈련으로 인한 임야 화재는 말할 것도 없다. 농작물 가축 피해도 잇따랐다.
헬기 저공비행으로 벼 같은 농작물이 쓰러지고, 포탄 굉음에 소·돼지가 유산을 하고, 젖소 우유 생산량도 줄었다는 민원도 제기되고 있다. 포천시에는 지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이같은 피해신고가 50건이 넘게 접수됐다 이같은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탱크 이동과 무기 수송으로 인한 도로 파손 등으로 엄청난 피해를 당해왔다. 지금도 새벽이면 예고 없는 사격훈련의 소음으로 주민들이 잠을 설치기 일쑤다.
어디 이뿐이랴. 자주포 발사 또는 헬기 비행 시에는 인근 보장초등학교와 영평초등학교의 소음도가 100dB(평상시 40~60dB)에 달해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없을 지경이다. 관광객이 줄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는 상인들의 불만도 끊이질 않는다.
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에 결국 지난 4월 포천시, 영중면 주민, 미2사단, 한국군 8사단은 미군 훈련일정과 훈련 종료 시각 등을 미리 알려주는 내용의 협약(MOU)을 맺어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미군 훈련 때 이 협약이 지켜지지 않자 포천시는 경기도를 통해 한미협력협의회 안건으로 올렸다. 결국 이번 협의회에서 미 2사단 참모장은 훈련 일정을 2주에 한 번 정도 주기적으로 8사단을 통해 미리 알려주고 여름철에는 오후 10시 이후 훈련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군 훈련장 민원은 포천뿐이 아니다. 의정부시는 지난해 9월 합의한 변경된 헬기 운항 경로 준수와 저공비행 자제를, 동두천시는 미군시설 주변 건축허가 때 이격거리 협의 등을 각각 요청했다. 또 경기도는 최근 잇단 미군 관련 사건·사고에 대한 예방 교육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실무협의회에선 양측이 제기한 6개 안건에 대해 원칙적 합의가 이뤄졌으며 연말 본회의에서 공식 타결된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11월 설치된 한미협력협의회는 그동안 총 39차례 회의를 열어 150여 건의 양측 민원과 현안을 해결해왔다. 한미협력협의회를 통해 포천을 비롯해 도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미군 관련 현안을 해결하고 피해 주민들의 권리가 구제 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미군훈련장 야간사격의 일정을 사전에 고지 받는 것은 피해주민들의 최소한의 권리로 협상의 첫 걸음일 뿐이다. 종합적인 피해 실태를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방지대책도 좀 더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 60년간 희생과 고통에 따른 보상문제도 국가차원에서 조속히 논의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