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행정을 말할 때 보통 자치는 대체로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데, 그 하나는 정치적 의미의 자치이다. ‘정치적 의미의 자치’란 주민이 그들의 비용에 의하여 그들이 선출한 명예직 공무원에 의해서 그들의 행정사무를 처리하는 경우를 일컫는 것이다.
자치의 두 번째 의미는 법률적 의미의 자치를 말한다. ‘법률적 의미의 자치’란 공공법인의 성격을 지닌 지방 자치 단체에 의하여 행해지는 자치를 말한다. 그러므로 자치행정은 대체로 지방 자치 단체와 같은 공법인을 만들어 그 자치단체로 하여금 행정을 처리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자치행정의 이념에 있어서는 정치적 의미의 자치와 법률적 의미의 자치는 그 내용에서 동일한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 양자가 반드시 동일하지 않을 때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치행정은 대체로 헌법에 보장되고 있는데, 대한민국 헌법 117조와 118조의 규정에 의하여 지방 자치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의 지위가 헌법으로 확고하게 된 것처럼 지방자치도 자치단체의 존재와 그 자치권을 헌법으로 보장하여 자치행정을 확고하게 하려는 것이 바로 지방 자치에 관한 헌법적 이유이다.
하지만 지방자치제는 본질적으로 지방 자치 단체에 대한 국가적 감독·통제로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법적으로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와는 별개의 법적인격을 가지며 자율적으로 지방행정을 처리한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는 자치행정에 대한 국가의 관여는 가능한 한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지방 자치도 국가적 법질서의 테두리 안에서만 인정되는 것이고, 지방행정도 중앙행정과 마찬가지로 국가행정의 일부이므로, 지방 자치 단체가 어느 정도 국가적 감독·통제를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지방자치는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가 1910년 도평의회와 부군면협의회를 처음 설치한 것이 시발점으로 볼 수 있다. 그 이후에 1930년 부회, 군회, 면회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1945년 9월 2일 폐지되었다. 이때 도평의회와 부군면협의회는 행정기관의 감시 및 주민의견을 반영하려는 목적이 있었으며 성인이나 관례를 올린 자에 한해서 투표권이 보장되었다.
1948년 건국헌법은 지방 자치에 관한 규정을 두어 1949년에 지방 자치법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1952년에 와서야 비로소 최초의 지방의회가 구성되었다. 장면정부(1960년∼1961년)는 지방 자치법을 개정하여 명실상부한 지방 자치제의 실시를 지도하였다. 그렇지만 1961년 군사정부는 지방의회를 해산하고 지방 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을 제정하여 지방 자치법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특히 1972년 유신헌법은 지방의회의 구성을 조국의 통일 때까지 유예하다는 규정을 부칙에 두었고, 1980년 헌법도 지방의회의 구성을 지방 자치 단체의 재정자립도를 감안하여 순차적으로 하되 그 구성 시기는 법률로 정한다는 부칙조항을 두었다. 그 후 1987년 헌법에 와서 지방의회의 구성에 관한 유예 규정이 철폐되고 1988년에는 지방 자치법이 전면 개정되었다.
이에 따라 1991년 상반기에 각급 지방의회가 구성되었으나 지자체장 선거는 그 실시가 1992년 6월 30일까지로 법제화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그 실시를 무기한 연기하여 지방 자치시대가 지연되었다.
그러나 1994년 3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의 제정으로 지자체장 선거를 1995년 6월 27일에 실시하였고, 1998년 그 임기가 만료되었으며 지방자치가 실질적으로 시작된 것은 금년으로 19년이 되었다.
커다란 일을 결정할 때나 혹은 갈등이 발생한 공공의 사업 그리고 인물을 선출하는 선거를 할 때는, 반드시 투표라는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여기서 투표라는 말은 문자 그대로 표를 던지는 것, 각자의 의사를 투표용지에 표시하여 투표함에 넣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대표자를 뽑는 투표를 선거라고 한다.
이 투표라는 제도는 대한민국에서 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주권행사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주권행사의 다른 방법으로 국민 발안과 국민 소환이 있기는 하지만 국민 발안은 현재 유명무실하다.
그러므로 시민이 직접 가서 직접 뽑는 투표만큼 확실한 의사표시는 없을 것이다. 시위나 집회 등은 불법적인 행위로 단속의 대상이 될 수도 있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반면에 투표는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합법적으로 본인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주권행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많은 사건과 사고가 있었고 지금도 계속 호재와 악재가 순환하고 있다. 물론 후보자 입장에서는 자기가 유리한 부분만을 부각시키며 표를 호소하고 있지만, 그동안 민심은 현명하게도 정확한 현실을 일깨워 주었다.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지방자치의 효율성의 문제도 양산하여 존폐를 논하는 시각도 있지만 다시 투표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 지금까지 국민의 입장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한 것은 투표였다. 그리고 한 표 차이로 승패가 갈린 선거도 많이 있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소신 있게 자신의 한 표로 권리를 행사하여, 대한민국의 모든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바란다.
이 희 용 경북중학교 운영위원장, 문화평론가, 한국스카우트경기북부연맹 이사, 대진대학교 박사과정 원우회 고문, 전 경기도예총 부회장, 포천신문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