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에 거주하는 민간잠수사 이광욱(53)씨가 6일 오전 세월호 첫 잠수수색에 나섰다가 잠수 5분 만에 의식을 잃고 결국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세월호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에 투입된 잠수사 중 첫 희생자이다.
숨진 잠수사 이씨는 UDT(해군특수전전단) 출신에 수중공사업 종사자였던 부친 고(故) 이진호씨의 아들로 알려졌다. 이씨 부친은 잠수계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부'로 알려져 있으며 아들 이씨 역시 화력발전소와 댐 건설 등 무수한 산업잠수 경험을 가진 30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세월호 수색구조 작업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잠수사협회에 소속된 이씨는 어제 해경 측이 잠수사 60명을 채우기로 하면서 언딘 측이 임시로 모집해 어제 오전 11시에 충원된 인원이다. 따라서 이씨는 정식으로 언딘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고 공식 계약관계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현장 투입돼 만 하루만에 잠수를 시도한 이 잠수사는 그동안 20여일 잠수를 해온 기존 잠수사들의 피로도를 감안해 긴급 투입된 잠수사로 무리한 투입이 희생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전 6시 5분께 정조시간을 맞아 수중수색을 재개한 민·관·군 합동구조팀 중 해경과 한팀으로 편성된 민간잠수사 이씨가 사고해역에서 첫 잠수를 시도했다.
수면 공기공급방식인 이른바 ‘머구리’ 방식으로 공기 공급선을 입에 물고 잠수한 이씨는 잠수한 지 5분 만에 수심 25ｍ 지점에서 이상 증세를 보였다. 호흡이 나빠지더니 통신마저 끊겨 대기하고 있던 다른 잠수사가 들어가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현장에서 해군 군의관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헬기로 목포 한국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해경 관계자에 따르면 수중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이씨는 공기공급장치를 벗은 상태였고, 벗은 공기공급장치의 호스와 주변의 다른 줄이 복잡하게 꼬여있던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날 선체 5층 로비에 유도줄(가이드라인)을 연결하는 작업이 예정돼 있었다. 수중에서 공기공급선과 다른 줄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본인이 직접 수습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경 관계자는 전했다.
사고 직후 바지선 위에서 이씨가 착용한 잠수장비를 확인한 결과, 공기공급과 통신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따라서 잠수 작업 중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복잡하게 설치된 유도줄 등에 공기공급선이 꼬여 사고를 당한 게 아닌가 하는 추정이 가능하다.
긴급하게 추가 투입된 이씨가 처음으로 낮선 환경에서 잠수하다 화를 당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침몰사고 초기부터 잠수수색에 투입된 한 민간잠수사는 “새로 투입된 잠수사들이 현장상황에 적응하려면 적어도 4~5일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투입이 피할 수도 있었던 희생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범정부사고대책본부 측에 제기되고 있다.
황대영 한국수중협회 회장은 “지금 수색작업은 '죽음을 각오한 다이빙'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안전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사고는 또 일어날 것”이라며 “컴프레셔는 제대로 작동했는지, 공기호스가 꺾이진 않았는지, 텐더는 제 역할을 했는지, 보조는 있었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구조ㆍ수색 상황을 지켜봤다는 한 원로 민간 잠수사(70)는 “모두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 “잘해보자고 왔다가 그렇게 된 건데 돈을 떠나 인간적인 면에서 당연히 의사자로 지정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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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년 05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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