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장원 포천시장의 인사정책이 드디어 도마 위에 올랐다. 류재빈 포천시의회 의원은 지난 4일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시장이 선거운동을 위해 동창생 읍면동장을 전진배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징계 받은 전력이 있는 동창생 공무원들을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포천시 전체 공직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고 질타했다.
서 시장의 ‘동창생 챙기기’는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지만 어느 누구도 이 문제를 공론화 하지 못했다. 포천시의회가 집행부 견제 기관이지만 의원 구성원 대부분이 시장과 같은 당 소속인데다 지연과 학연으로 얽혀 있어 시장의 인사정책은 사실상 금기시 되어 온 게 사실이다.
류 의원의 이번 시정질의는 재선에 도전하는 후보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면 아래서 이뤄진 시장의 인사 난맥상을 파헤치고 성역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서 시장은 임기 내내 전보.승진인사로 대다수 공무원들의 불만을 사고 사기를 떨어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1월 15일 승진발령이 난 후 포천시 공직사회는 시장의 동창생 챙기기 인사가 아니냐는 말이 무성했는데, 실제로 14개 읍면동장 가운데 시장의 동창생이 다수를 차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을 위해 읍면동장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각 읍면동에서는 읍면동장이나 직원들이 각종 단체나 마을회의, 모임, 경로당 등에서 시장의 치적을 홍보하고 유리한 발언을 유도하거나 지지하도록 하는 일도 생겨났다. 이는 명백한 공무원의 선거개입으로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서 시장은 지난 2011년 승진자 가운데 품위손상으로 정직 1개월, 2014년초 승진자 중에서 품위손상으로 견책을 받은 공직자 등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동창생 공무원’을 사무관으로 승진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명의 승진자는 승진제척 사유인 ‘공사생활에 흠결’이 있고, ‘기타 승진임용이 부적합 대상’에 포함된 자들이다.
시장은 승진자 중에서 징계 받은 공무원 2명은 승진임용 제한기한이 경과했고, 경력 및 근무실적 등을 감안해 승진시켰다고 답변했지만 품위손상 전력이 있는 사람이 근무성적 평가 등에서 선순위자를 제치고 승진한 것은 누가 봐도 수긍하기 어려운 명백한 특혜다.
인사평가에서 1~4위 대상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승진순위에서 당연히 후순위로 밀려나야 할 징계 공무원이 동창생이라는 이유로 승진된다면 다른 공직자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공정한 인사는 공직자들에게 사기를 진작시켜 주지만 불공정한 인사는 사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공직기강 또한 제대로 확립되기 어렵다. 시장의 징계 공무원 승진인사는 분명 시장의 재량을 넘어선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서장원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사석에서 “다른 후보들은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는데 현역시장은 선거법 제한이 많아 뛰지 못한 것이 불리하다”는 취지의 불만을 털어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그런가? 예비후보자에게 주어진 선거운동은 유권자에게 명함을 배부하는 등 극히 제한적이지만 현역 시장은 각종 시 행사와 기관.단체 행사 참석을 통한 인사는 기본이고, 선심정책과 예산 조기집행을 통한 생색내기, 유공자를 비롯한 각종 표창장 무더기 남발 등으로 ‘특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현역 프리미엄’은 이런 것이 아니다. 서장원 시장에게는 지난 6년 임기 동안 포천시와 시민을 위해 일하고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다. 서 시장이 이번 3선 도전을 앞두고 조급해하는 것은 임기동안 대외에서 받은 화려한 표창 이력에 반해 지역주민들에게 또렷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업적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서장원 시장은 오는 6월 4일 포천시 전체 유권자의 심판을 받기 이전에 4월말 새누리당의 경선에서 혹독한 1차 심판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