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후 한일관계는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문제는 아베정권이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 정신을 부인하고 수정하려는 움직임에서 시작되었다. 일본제국주의가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이웃나라 시민들을 살상하거나 강제노역, 위안부 강제동원, 인체실험을 저질렀다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오히려 군국주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극우주의가 되살아나고 있다.
도저히 인간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비인간적 행위를 저질러 놓고도 반성을 하지 않는 것은 독일이 유대인에 가한 홀로코스트에 대해 일관된 반성과 보상을 하고 있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라고 볼 수 있다.
독도 영토주장과 맞물려 한국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아베 정권의 태도는 목불인견이다. 사실 한일협정에 의해서 보상 문제를 미숙하게 처리한 나머지 민간인 피해에 대한 정권차원에서 일본에 강력하게 주장하지 못한 것은 한국정부의 불찰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해서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과 일본 정부의 직·간접적 관여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함으로써 최소한의 마음의 위안을 삼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일 중의원에서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재검증할 것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고노담화 정신을 완전히 뒤집는 것으로 고노담화 발표당시 18개월 동안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 16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을 신뢰할 수 없다는 식의 생각을 드러낸 것이다. 이것은 아베 정권이 극우주의자들을 앞장세운 지지 세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태평양 전쟁의 피해국과 당사자들의 역사적 상처는 철저히 도외시한 결과이다.
그들은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부정하면서 “'한반도'에서 '군 및 관헌'이 직접 집에 쳐들어가 노예 사냥하듯 끌어내어 유괴, 납치를 하는 등의 '강제'라는 표현이 기술된 '공식적인 문서'가 '1993년' 이전에는 '정부가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의 권위자 요시미 요시아키 박사는 중국, 동남아 등 '한반도 외'에서 '폭행, 협박'을 통해 연행했다는 '공문서'는 '1993년' 이후에 다수 발굴되었다“고 발표하고 있어 그들의 부인이 얼마나 허구적인 것인가를 시사하고 있다.
아베와 같은 맥락에서 위안부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은 일본 유신회 대표인 오사카 시장 하시모토이다. 아베나 하시모토는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를 강제성에 대한 정의를 폭력에 의한 ‘협의의 강제성’에 바탕을 두고 고노담화의 ‘광의의 강제성’을 흠집을 내고 무효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고노 담화의 수정을 유도함으로써 일본제국주의와 극우주의를 합리화시키는 정치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일본의 책임회피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미국의 조야는 일본정부에 다각적인 압력을 가했으며 이에 굴복하여 아베는 마지못해 고노정신을 계승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핵전략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정부의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였다.
하지만 한국민이 느끼는 감정은 그들의 꼼수에 대해서 아무런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 한일관계가 이웃나라로서 증오의 역사를 영원히 되풀이 할 수 없다. 하지만 태평양전쟁과 같은 일본제국주의의 악행은 지났으니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봉합해서도 안 된다.
앞으로 일본이 취하는 태도에 따라 군국주의 악행을 정당화하는 발언에 대해서 강력한 대응이 요구된다. 유엔의 국제 형사 재판소 등에 위안부 성폭력 같은 불법행위를 고소함으로써 강력한 경각심을 일으키고 국제적인 고립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외교적 정책을 지휘해야 하는 당사자는 당연히 박근혜대통령이다. 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일본으로부터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일관계의 정상화는 일본의 진정어린 변화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