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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공천제 폐지 약속 못지키면 사과부터 해야

- 박근혜 대통령의 유구무언과 새누리당의 꼼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4년 02월 19일
새누리당이 기초선거의 정당공천 특권은 부여잡고 있으면서 상향식 공천제를 들고 나온 것은 대선공약 파기의 비난여론은 잠재우고 기득권은 내려놓지 않겠다는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여야의 대표적인 정치개혁 대국민 약속이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과 밥그릇은 뺏기지 않으면서 국민과의 약속은 헌신짝으로 내동댕이치고 있다.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향식공천제 내용은 분명 과거보다 진일보한 면이 있다.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지만 모든 선거에서 지역별 경선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대통령이나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에 적용했던 국민 참여 경선 방식을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에까지 확대 적용하자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당원과 공모에 응한 국민이 50%씩 참여하는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를 실시하되 지역사정에 따라서는 국민여론조사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하향식’ 공천을 주도했던 공천심사위원회의 권한도 과거보다 줄였다. ‘공천관리위’로 명칭을 바꾸고 국회의원과 원외(院外) 당협위원장 참여를 3분의 1 이하로 제한했다.

후보 선출 과정에서 국회의원과 당협 위원장의 입김을 빼고 국민이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가 있고, 중앙에서 찍어누르기 식의 하향식 및 전략공천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도 있다.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면서도 현실에 맞는 방안이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상향식 공천제 도입은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대선공약을 파기하려는 의도를 은폐하기 힘들어 보인다. 공천권이라는 특권을 내려놓지 않으며 정치쇄신을 운운하는 것은 진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공천은 하되 경선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국민의 비난여론을 피하고, 공천 비리도 잠재우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기초선거 공천폐지 공약에 관한한 가장 책임 있는 당사자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 공약에 대해서만큼은 이상하리만치 유구무언이다. 정당공천을 유지하겠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중요한 대선 공약이 지켜지지 않게 됐는데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건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온 박 대통령의 이미지와도 맞지 않을뿐더러 떳떳하지도 못하다. 기초연금 공약 후퇴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딜레마 때문에 공감하는 국민이 적지 않았다고 치자. 하지만 돈도 들지 않는 기초선거 공천 폐지 공약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국회는 여야 합의로 지난해 말 정개특위를 가동했고, 정치 불신이 강한 국민은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국민과 약속한 정당공천이 폐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특위 활동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이다. 지난 1월말 활동시한을 연장했지만 기껏해야 지방의원 몇 명 늘리는 것만 합의했을뿐 그 어떤 결론도 내지 못하고 있다.

다수당인 여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유지를 염두에 두고 공천과정에서 ‘상향식 공천 실시를 원칙으로 한다’는 정도로 뜸만 들이고 있으니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 없다.

기초선거에서의 공천제 폐지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의 요구다. 새누리당은 정당공천제 폐지의 폐해만 들먹일 게 아니라 왜 국민 70%가 공천 폐지에 찬성하는지를 새겨볼 일이다. 백번 양보해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공약을 지키지 못하겠다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꼼수를 부릴 게 아니라 국민에게 사과부터 하는 게 순서다. 공약을 파기하면서 정치개혁을 입에 올리는 것은 자가당착이자 자기모순이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4년 0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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