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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이규임] 간언(諫言)과 감언이설(甘言利說)

생각은 자유분방하되 표현은 절제해야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4년 02월 17일
ⓒ (주)포천신문사
조선시대에 간관(諫官)제도가 있었다. 신하가 임금에게 간하는 것이 간언(諫言)이다. 간언에서 간(柬)은 ‘가리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柬이 들어간 글자에는 련(鍊) 련(練) 란(蘭) 같은 것이 있다. 鍊은 쇠붙이[金]를 녹여 불순물을 가려내고[柬] 순도 높은 정수를 뽑아낸다는 데서 ‘단련하다’라는 뜻이고 練은 비단[糸]을 삶을 때 덜 익은 부분을 가려내어[柬] 골고루 익히도록 한다는 데서 ‘익히다’라는 뜻이며 蘭은 풀[艹] 중에서 가려[柬] 뽑은 것으로 방 문[門] 안으로 들여와 키울 수 있는 화초라는 데서 ‘난초’라는 뜻이다.

그래서 諫은 말[言] 중에서 좋은 것만을 가려[柬] 뽑아 충고한다는 데서 ‘간하다’라는 뜻을 나타낸다.

감언(甘言)에서 甘은 입 속에 무언가를 물고 있는 모습이다. 입 속에 물고 있는 음식이 쓰면 뱉었을 것이라는 데서 ‘달다’라는 뜻이다. 利는 벼[禾(화)]를 베는 칼[刂(도)]은 날카로워야 이롭다는 데서 ‘이롭다’라는 뜻이다. 甘言利說은 ‘달콤한 말과 이로운 말’로 남의 비위를 맞추려고 이로운 조건을 내세워 그럴듯하게 꾸며대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미더운 말은 아름답지 못하고 아름다운 말은 미덥지 못하다(信言不美 美言不信)’라고 말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참다운 말은 듣기 좋지 않고 듣기 좋은 말은 참되지 못하다는 것이다. 공자(孔子)도 말했다. ‘교묘한 말과 얼굴색을 꾸미는 사람 중에 어진 사람이 드물다(巧言令色鮮矣仁)’. ‘감언이설’과 ‘교언영색’을 조심하라는 말이다.

공자는 충성(忠誠)스러운 신하가 임금에게 간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말했다. 첫 번째가 휼간(譎諫)이다. 대놓고 말하지 않고 넌지시 돌려서 간하는 것을 말한다. 말하는 사람이 뒤탈이 없고 듣는 사람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잘하면 큰 효과를 거둔다. 두 번째는 당간(戇諫)이다. 당(戇)은 융통성이 없이 고지식한 것이니 꾸밈없이 대놓고 간하는 것이다. 자칫 후환이 있을 수 있다. 세 번째는 강간(降諫)이다. 자신을 낮춰 납작 엎드려 간하는 것이다. 상대를 추어주며 좋은 낯빛으로 알아듣게 간하는 것이다. 우쭐대기를 좋아하는 임금에게 특히 효과가 있다. 네 번째가 직간(直諫)이다. 앞뒤 가리지 않고 곧장 찔러 말하는 것이다. 우유부단한 군주에게 필요한 처방이다. 다섯 번째는 풍간(諷諫)이다. 비꼬아 말하는 것이다. 딴 일에 견주어 풍자해서 말하는 방식이다. 말 속에 가시가 있다.

귀곡자(鬼谷子)도 말했다. 귀곡자는 기원전 4세기 전국시대에 살았던 사상가이다. 그는 불건전한 언어 다섯 가지를 주의하라고 충고(忠告)한다. 첫째는 원언(怨言)이다. 투덜거리는 말이다. 둘째는 우언(憂言)이다. 징징거리는 말이다. 셋째는 희언(戱言)이다. 낄낄거리며 수다 떠는 말이다. 넷째는 병언(病言)이다. 불건전한 병든 말이다. 다섯째는 노언(怒言)이다. 화를 내며 큰 소리로 떠드는 말이다. 청호무성(廳乎無聲). 소리 없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간언도 상대를 보아가며 가려서 해야 한다. 직간과 당간만 능사가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입바른 말을 해대면 아무리 충정에서 나왔다 해도 윗사람의 역정을 불러 마침내 미움을 사 해를 입는다. 자신을 낮추는 강간은 자칫 천하게 보이기 쉽다. 아첨과 잘 구분해야 한다. 휼간과 풍간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 임금에게는 백날 해야 아무 효과가 없다. 직간하면 발끈 성을 내고 풍간하면 행간을 놓친 채 칭찬으로 알아듣는 임금은 방법이 없다. 간(諫)은 윗사람을 설득(說得)하는 일이다. 설득에도 전략(戰略)이 필요하다. 덮어놓고 간할 일이 아니다. 그에 걸맞게 간해야 한다. 같은 말을 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지 않았는가.

나는 학생들에게 말한다. ‘생각은 자유분망(自由奔忙)하게 하되 표현은 절제(節制)하라’. 왜냐하면 말이라는 것이 표현하는 순간 구속(拘束)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표현하는 순간 부머랭(boomerang)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이다. 광이불요(光而不耀). 간하되 나서지 말라는 말이다. 간하되 요란 떨지 말라는 말이다. ‘나무는 먹줄을 받으면 곧아지고[木受縄則直] 사람은 간언을 받아들이면 거룩해진다[人受諫則聖]’ 독선주의(獨善主義)를 경계하는 말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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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임 기자 / 입력 : 2014년 0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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