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장이나 통장은 공무원은 아니지만 주민과 가장 가까운 행정의 최일선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는다. 행정 실무부터 동네 대소사까지 마을의 온갖 잡다한 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이장이나 통장이 없다면 공무원이나 주민 모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마을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이자 마을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포천시에는 14개 읍면동에 285명의 이.통장이 있다. 각 읍면동을 대표하는 이장협의회장이 있고, 포천시 이통장연합회를 이끄는 회장은 2년에 한 번씩 선출된다. 지난 1월 7일 포천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는 이제돈(55) 군내면이장협의회장(용정3리 이장)이 신임 연합회장으로 선출됐다.
군내면 용정3리에서 태어나 청성초, 포천중, 포천일고를 졸업하고 고향을 단 한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이제돈 회장은 군내면을 지키며 봉사활동을 통해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산증인이자 ‘토박이 이장’이다.
이 회장의 명함 뒤쪽에는 이장직 외에도 청성초 총동문회 부회장, 군내면체육회 부회장, 포천농협 용정3리 영농회장, 군내면 청소년선도위원, 군내면 방위협의회 사무국장, 군내면 자연보호협의회 위원 등 현재 맡고 있는 직함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군내면 새마을협의회장, 문고회장, 방제단, 주민자치, 체육회, 방범대 등 전직 이력까지 들춰보면 마을의 거의 모든 직능단체 일을 섭렵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효(孝)를 실천하는 ‘찾아가는 경로잔치’가 군내면에서 연중 지속되도록 한 것도 알고 보면 이 회장의 역할이 컸다. 이런저런 성과로 대통령 표창, 행자부장관 표창 등 각종 수상 기록도 넘쳐난다.
이 회장은 “각 마을에서 선출된 이.통장은 벼슬직이 아니라 봉사직”라면서 “이통장들은 365일 행정 최일선에서 주민편의와 복지를 위해 묵묵히 일하고, 특히 어르신들의 쉼터 조성과 청소년 교육을 위해서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통장연합회가 포천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서포터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지난해 포천시를 다녀간 관광객이 650만명이라고 하는데 이통장연합회를 적극 활용하면 관광객을 훨씬 더 많이 유치할 수 있습니다. 마을과 주변의 명소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이장들을 포천시가 홍보대사로 활용하는 것이죠. 14개 읍면동 이통장 네트워크를 대외 홍보 마케팅에 이용한다면 포천시의 관광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화합과 소통을 가장 중시한다는 이 회장은 “토박이는 마을 주민이 된 전입자를 반갑게 맞아 환영해 주고, 전입자는 마을 행사에 적극 참여해 원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