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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 에세이] 교학사 국사 교과서 논란의 본질은?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4년 01월 09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 (주)포천신문사
요즘 신문지상과 방송매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는 단연 일선학교의 ‘교학사 국사 교과서’ 채택문제이다. 교학사 국사 교과서에 기술된 내용들이 오류가 많고 친일. 친미적인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서 한국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데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심지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당국은 시민들의 빗발치는 전화 항의로 채택을 포기하는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대해 보수신문들은 채택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여 교학사 국사교과서의 오류를 비판하는 역사가, 교사, 시민단체 및 학생들을 공격하는 편파적인 모습을 자초하고 있다. 도대체 어느 나라 주요 일간신문이 36년간이나 강제로 점령하여 우리 민족을 억압하고,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민주화를 후퇴시킨 세력들을 옹호하고 미화할 수 있단 말인가.

국가가 국사교육을 강조하려고 하는 것은 국가의 주체가 시민이며, 그들이 올바른 국가관, 민족관, 그리고 역사관을 가져야 그 정체성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자국의 역사 과목을 필수로 하고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글로벌 사회에서 국가와 민족의 무용론이 대두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까닭이다.

한국은 일제 강점기와 육이오 전쟁을 거치면서 일본과 미국의 영향을 폭넓게 받아왔다. 그래서 시민들의 의식 속에 친일주의나 친미주의가 녹아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국사교육은 한국인이 우리 사회에서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단군이래로 면면히 흘러내려온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좌우에 치우치지 않는 주체적인 국사교과서를 만들어 교육현장에서 활용해야 한다.

교학사 국사 교과서 채택 포기 운동은 결코 일부 좌편향된 세력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사기록을 바로잡자는 목적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국역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는 교학사 역사교과서에 속에 담겨있는 심각한 오류는 우리 국사에 대한 “과장·축소·누락·편파·부정확·부적절한 서술”로서 최소 298군데에서 발견된다고 발표했다.

위 4개 역사 연구단체들은 10일 오후 5시 대우재단빌딩에서 가진 설명회에서 교학사 국사 교과서가 “지나친 미국 의존 서술, 박정희 독재 미화, 친일·반민족 행위자 변호의 내용을 담았다”고 주장하며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제기하고 있다. 또한 참석자 중에서 하일식교수(연세대), 이준식 부위원장(민족문제연구소), 이신철 교수(성균관대) 는 교학사 국사 교과서가 역사관의 본질적 문제뿐만 아니라 중대한 오류가 500~600건 정도를 포함하고 있어 저술의 졸속성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 교과서의 가장 심각한 중대오류는 일제의 식민지 근대화론에 근거한 일본제국주의와 식민정책을 민족적 아픔을 배제한 채 일제가 우리 민족을 동화주의와 융합주의를 통해서 그들의 체제와 문화로 수용하려고 했다는 식으로 기술하고 있는 점이다. 특히 이 교과서에서 융합주의라는 용어는 다문화사회에서 소수민족들의 차이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비판적으로 사용하였다는 점이다. 또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재 내용은 축소시키고 “이승만은 당시 한국인들이 가장 존경하고 신뢰하는 지도자였다.

그는 직접적인 목소리로 방송을 함으로써 국민들과 더욱 친하게 됐고, 광복 후 국민적 영웅이 될 수 있었다”라고 미화하고 있다. 반면에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김구선생이나 안창호에 대해서는 매우 인색하게 처리하여 의도적으로 격하시키는 인상을 주었다는 것이다.

교학사 국사 교과서의 친미적 성향은 현대사 부분에서 나타난 76건의 오류인데 이는 한국의 발전 원동력을 미국의 원조에서 찾고자 하는 점이라고 이신철 교수는 밝히고 있다. 즉 애치슨 라인과 미군철수 날짜를 실제보다 늦게 기술함으로써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의 역할을 증대시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성향은 냉전시대를 주도하던 미.소의 이분법적 갈등을 수용하는 것으로 미군의 도움을 받은 한국으로 하여금 “과거 회귀적 냉전 인식과 이분법적 좌우대립 인식 교육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교학사 국사 교과사의 오류의 절정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고 민주화 운동을 축소시킨 점이다. 5.18 민주화 운동에서 무력충돌이 당시 계엄군에 의한 폭력 시위 진압으로 유발되었는데도 그 책임과 원인을 시위대로 돌리고 있다. 그러한 진술의 예는 “5월 18일 광주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학생의 시위가 일어났다. 하지만 진압군이 투입되면서 대규모 시위로 번지게 됐다. 충돌은 유혈화 되었고 시위대의 일부가 무장을 하고 도청을 점거했다”는 식이다.

계엄군의 폭력진압과 발포행위에 대해는 명확하게 서술하지 않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자위적 수단으로 저항한 시위대의 폭력행사만 부각시키려고 하는 역사의 왜곡이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교학사 국사 교과서 문제는 소위 뉴라이트 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역사교육을 좌우 갈등의 측면에서 다루었다는 것은 심각한 몰상식의 표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정근 / 대진대학교 교수, 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4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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