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박정근] 겨울잠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 입력 : 2014년 01월 06일
 |  | | | | ↑↑ 박정근 시인, 대진대 교수 | | ⓒ (주)포천신문사 | |
꿈을 잃어버린 작자야
막걸리에 코를 박고 떠벌리는
잠꼬대같은 넉두리들 그만 치우고
차라리 겨울잠이나 실컷 자거라
혁명이든 개혁이든
큰 꿈 가지고
세상의 부조리를 바꿔보자고
소리를 높여 삿대질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던 시절도
이젠 아득한 옛날이다
쥐뿔도 없는 놈 잡아다가
물도 먹이고
몽둥이 찜질 하여
억지 자술서를 쓰게 하고
평생 콩밥 먹이겠다고 윽박질러
이놈저놈 엮어설랑
이런저런 사건이라고 내밀던
폭력의 시대는 정녕 끝났는가
예수 사랑이니 부처 자비니
떠벌리는 자들도
무시무시한 권력 앞에서는
애매모호한 표정을 짓더라
무수한 생명을 억압하여
억울해서 거리에 나서게 하고
자기 몸에 불을 당기는 자들을
망월동 묘지에 생매장하던 자들이
배를 채우게 해주었으니
위대하다고 강변하는
강 건너 사는 자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도무지 정신이 아득하다
사람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데
삭풍만 피하려는 몰가치의 시대에는
차라리 긴 겨울잠에 빠져
몰지각한 비역사의 시간이
모두 흘러갈 때까지
차라리 긴 겨울잠이나 자두자
우리들의 진정한 변호인은
골고다 언덕 십자가에 힘없이 못박혔으니
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재생의 봄이 올 때까지
긴긴 겨울잠에나 깊게 빠져들자
박정근 시인,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 입력 : 2014년 0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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