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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윤기] 폭설 그리고 제설…무엇이 문제일까?

- 2013년 12월 12일 폭설과 관련하여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3년 12월 31일
↑↑ 이윤기 포천시 건설도시국장
ⓒ (주)포천신문사
2013년 12월 12일 금년 들어 포천시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영상회의를 개최하여 대설에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을 주문하였고 우리 시도 건설과와 안전방재과를 중심으로 비상근무 체제로 돌입하여 제설차량 및 수로원을 사전에 계획된 취약지역에 배치하고 언덕, 고갯길에는 소금을 강설전에 뿌려 눈이 내리는 즉시 녹도록 조치를 하였다. 그러나 눈은 평균 12cm가 내렸고 최고 18cm까지 내렸다. 사전에 뿌려놓은 소금은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제설차량은 눈이 내리는 즉시 제설 삽날로 눈을 치우며 제설제를 뿌려댔지만 역부족이었다.

포천은 지역이 참 넓다. 서울의 1.4배에 달하고 산악지역으로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져 삶에 지쳐있을 서울 도시민들의 좋은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산정호수, 허브아일랜드, 한탄강, 백운계곡, 베어스타운 등 보고 즐길거리와 이동갈비, 막걸리, 하심곡 오리구이, 고모리 카페촌 등 먹을거리와 소흘읍 이동교리의 쇼핑타운 등 보고 즐기고, 먹고 쇼핑을 하는 인구가 매일 오간다. 43번 국도를 이용하는 교통량은 하루 6만여 대가 된다. 평상시에도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눈이 온다. 오늘도 제설대책 부서는 밤샘 비상근무를 하며 제설제를 뿌리고 제설차량으로 눈을 밀며 혼신의 노력은 다한다. 상황실 전화는 어김없이 벨을 울린다 “야! 이XX야 니들 뭐하는 거야! 세금으로 봉급 받아쳐먹는 놈들이 왜 눈도 안치우고 있는 거야!, 지금 포천에서 축석까지 3시간이나 걸렸어 왜 눈을 안치워!”

무엇이 문제일까? 제설장비의 부족, 제설제의 부족, 제설인력의 부족, 예산부족, 눈이 폭설로 이어져 자연재난에 버금가는 상황이라 어쩔 수가 없는 것일까? 물론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이유가 이것 뿐일까?

달로 화성으로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인류 역사상에 없었던 최첨단의 세상을 살고 있는 이때 눈 치우는 일이 그리 어렵다 할 수 있을까? 우리는 편리함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또한 무한 경쟁으로 옆을 돌아볼 틈도 없다. 나만 바쁘고 남들은 다 못하는 것 같다. 남들이 쉬운 것도 하지 않아 내가 힘든 것 같다.

12월 12일 의정부 방향의 이동교리 무란고개에 눈이 내렸다. 서행은 하지만 그런대로 차량들은 진행을 하고 있었고 고개 또한 그리 높지 않았다. 미리 소금을 뿌려 놓아 내리는 눈들은 즉시 녹았다. 차량들의 서행으로 정체 행렬은 점점 길어지고 있었고 내린 눈들이 차량 바퀴에 눌려 빙판길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때 고급차량 한 대가 언덕을 오르지 못하고 헛돌기 시작했고 이어있는 차량들도 바퀴가 헛돌기 시작했다.

이제 43번 국도는 국도가 아닌 국도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상당시간이 지나도 제설차량은 오질 못한다. 제설차량도 정체된 차량 속에 묻혀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이 축석인근 농가에서 트랙터를 끌고나와 언덕의 눈을 치우고 비치된 소금과 모래를 뿌리면서 소통이 되었다. 누군가 푸념 섞인 소리를 한다. 스노우 체인이라도 준비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눈이 오면 당연히 누가 치워주고 그러다 보니 내가 가장 기본적으로 준비했어야 하는 스노우 체인을 잊은 지 오래됐다. 대부분의 차량이 그러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라!”는 서산대사의 시가 있듯이 공동체 사회를 산다면 의당 해야 할 일이 있다. 나로 인해 영향 받을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 올 겨울 트렁크에 스노우 체인은 눈을 기다린다. 나를 위해, 그대를 위해.

이윤기 포천시 건설도시국장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3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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