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건강관리사업은 만성질환자, 임산부, 결혼이민자, 장애인, 노인 등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건강위험 요인 및 질환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가정방문을 통한 건강관리 서비스다. 보건복지부가 계획하고 각 지역의 보건소가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도맡고 있다. 포천시보건소도 11명의 기간제 근로자가 비정규직 간호사로 채용돼 취약계층의 가정을 방문해 정기적인 건강관리를 해주고 있다.
그런데 연말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포천시가 보건소의 비정규직 근로자 전원에 ‘계약 만료’를 통보, 사실상 전원을 해고시켜 파문이 일고 있다. 포천시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내년에 2명의 인원을 감축하겠다고 나서자 기간제 근로자인 비정규 간호사들이 반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시가 인원감축을 결정한데 대해 비정규 근로자 11명 전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를 갖고 반발하자 ‘전원 해고’를 강행한 것은 보복성 징계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방문 간호사들은 지난 2007년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시작된 이후 해마다 비정규직 고용 계약이 연장돼 왔는데 올해 느닷없이 포천시가 해고의 칼날을 마구 휘두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1월 14일 시민 1천여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 성명서를 포천시장에 전달해 달라며 시청 민원실에 접수했다. 기간제 근로자 전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주고 2명의 인원 감축도 철회시켜 달라는 게 탄원서의 요지다. 그런데도 시가 무기계약 전환은 커녕 11명 전원을 사실상 해고하겠다며 12월 31일자로 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해오자 직원들은 이 공문을 다시 시청으로 반송시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2년 12월 26일 일선 지자체에 ‘긴급지시사항’이라는 공문을 시달해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필요 없고 근거 없는 해고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가 기간제 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 지침에도 불구하고 기간제법의 허점을 이용해 대량 해고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명분 없는 해고를 중단할 것을 강력 요청하고 있지만 포천시는 마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관련 지침을 권고안 정도로 폄하하고 있는 셈이다.
포천시보건소 방문건강전담 직원들은 평균 6~7년 비정규직으로 일했다. 직원들은 감축된 2명이 입사한 후 방문건강사업도 경기도 실적평가 9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고 한다. 굳이 직원들의 이런 주장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포천시가 국비를 지원받아 해당사업을 하고 있으면서도 예산부족 타령을 하면서 이 사업의 인원을 감축하고, 전원 해고를 강행하고 나선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포천시는 불요불급한 행사.축제예산은 늘리면서 노인층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은 일방적으로 축소해 관련 인력을 감축하는 것에 대해 충분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
방문건강사업은 담당 인력이 사회취약계층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정기적으로 건강관리를 해주며 정서적 지지자가 돼 주어야 한다. 담당자가 자주 바뀌면 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수혜자들도 인원을 늘려도 모자랄 판에 줄이는 건 정책이 잘못됐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수혜자들에게 방문인력은 손과 발이며 자식과도 같은 것이다. 인원 감축과 전원 물갈이는 기초생활수급자와 독거노인 등 사회취약계층에게 고스란히 그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포천시가 무기계약직 전환은 고사하고 이 사업을 축소하려는 것도 문제지만 감정적으로 대처해 전원 해고를 강행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이다. 인력감축과 해고는 철회돼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