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을 살아오는 동안 사회생활의 대부분을 섬유, 그것도 편직물 쪽에 몸담아 오면서 오랜 시간을 보낸 동해섬유의 임준수 대표는 “섬유를 해서 자식들 교육시키고, 먹고 살면서 직원들에게도 밀리지 않고 월급 줄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요즘 섬유, 특히 임 대표와 동해섬유가 몸 담고 있는 니트류를 생산해서 납품하는 편직물 분야는 어려움이 크다. 단순하게 엄살이 섞여 있거나 ‘일반적으로 말하는 수준’의 어려움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의 어려움은 대형 밴더들이 설비를 값싼 국가를 찾아 옮겨버리는 바람에 동해섬유와 같은 업체의 입장에서는 하루 아침에 거래처가 증발해버리는,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여러 대기업이 차례차례 옮기는 상황이 벌어졌기에 중소규모의 기업으로서는 그 충격을 고스란히 감당할 수 밖에 없었다.
수년전에 그런 상황이 발생했고 몇몇 기업들은 회사 문을 닫는 경우도 생겨났지만, 동해섬유와 임 대표의 선택은 간단하지만 확실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생산력을 좌우하고 회사의 경쟁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설비들을 최신식으로 교체해나갔다. 또한 대형 밴더들에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중국에서 대량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중저가이지만 품질이 좋지 않은 제품들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추진했다.
임 대표는 “당장의 이익에만 이끌려 기업을 경영하게 되면, 큰 흐름을 놓치게 될 뿐 아니라 기업의 수명을 스스로 깎아 먹는 자충수를 둘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등 해외로 설비를 이전하는 것이 국내에 비해서 매우 경제성을 가질 것으로 보였던 때가 있으나, 비용 이외의 면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감안해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많이 들기에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다는 것은 지금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있다.
임 대표는 현재 250여개의 회원들이 가입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경기북부경기북부환편조합의 감사로 봉사하면서, 국내 최대의 섬유산업 단지로 알려진 대구.경북지역보다 경기북부의 시장규모나 지역에서 차지하는 기여도가 더 높다는 사실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또한, 수도권규제와 군사보호구역 등의 규제를 2중, 3중으로 받고 있어 포천 및 경기북부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도 강조한다.
그렇다고, 임 대표가 회사일을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많은 관심과 책임감을 갖고 ‘가족’처럼 챙겨주는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일해보면 편직물 분야는 노동의 강도나 위험도가 상당히 낮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생산직은 3D'라는 선입관에 사로잡혀 젊은 층을 대상으로 여러 회사들과 힘을 모아 ’차세대리더 클럽‘을 육성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명실상부한 산학협력을 실현하는 것으로 기업체는 젊은 인력을 영입하고, 직원들에게는 괜찮은 ‘평생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를 갖고 시작되었다.
“우리 포천지역은 섬유산업과 가구 산업이 지역 경제의 양대축이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기여도가 큰 것이 섬유산업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동해섬유는 지금 시장상황도 좋지 않고, 인력을 수급하는 것도 어렵다지만,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렇기에 저와 경기북부 지역의 섬유업체들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면 충분히 전성기의 영광을 재현할 만큼의 저력을 갖고 있다”고 임준수 대표는 말한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외국으로부터 원료를 사들여서 이를 임가공하는 것으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