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는 각 시대마다 일정한 제도를 갖고 인류 역사와 함께 하였으며, 토지의 이용․개발․관리와 보존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계속되고 있다. “지적공부란 국가가 만들어 국가에 비치하고 국가에 공인받은 장부다”라고 할 때 상고시대에 있어서 지적의 기능을 담당하는 문서 등이 있을 법하지만 아직까지 근대적 의미의 지적공부는 물론 고증의 지적에 관한 기록마저 없는 실정이다. 다만, 몇 세기 또는 근 천여 년이 지나서 저술했던 고서 등에서 토지제도 및 지적에 관한 기록이나 단편적인 내용 등을 확실한 고증도 없이 받아들여 가늠해 볼 뿐이고 토지제도나 토지정책 역시 단순하고 유야무야한 시기였다.
■ 상고시대-단군 조선
이 시기에는 구체적인 기록이 없어 확인할 수 없으나 토지계량제도가 실시되었으리라 추측케 하는 기록이 삼국유사, 규원사화, 단기고사, 환단고사 등에 간접적이며 암시적으로 보인다. 삼국유사에 나온 풍백, 우사, 운사라는 존재는 농경노동에서 해방된 전임의 전문가들의 존재를 명백히 해주고 있다는 점 등으로 보아 농경사회가 있었으며, 당시에도 토지나 지적제도가 전제되었을 것이며, 이 토지관리 기초로서 토지의 실체를 계량하는 기술적 방안이 행해지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단군 제2세 단군왕검 50년에 임금은 팽우에게 “개척관이 되어 치산치수에 전력을 다하여 도로가 막히는 일이 없도록 하여 백성들이 안전하게 살도록 하라”고 명하였고, 왕림 67년에 태자 부루(夫婁)에게 도산회의에 참석케 하여 중국 우(禹)등에게 치수법을 가르쳤는데, 이때 측량을 하였을 것이다.
단군 제2세 부루 3년 9월에 도량형을 통일하였으며, 부루 10년 부터는 정전법을 시행하여 토지대장을 만들었으며, 부루 12년에는 구정도를 만들어 바쳤다. 단군 제5세 구을(丘乙) 13년에는 감성관에게 혼천의를 만들게 하였으며, 왕검 51년 임금이 운사 배달신에게 강화도에 별 관측과 제사를 지내는 참성단을 지으라고 하였다. 제11세 도계 56년에는 송화강 기슭에 기계공장을 설치하고 각종 기계를 만들었으며, 이때 발명품에 시상을 했는데 측량관계 기계로 천문경, 천리상응기, 측천기, 양해기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 한편의 기록으로는 신라시대 승려인 안함노가 지었다는 삼성기 전편에는 땅을 개척토록 하였고, 신시로 하여금 농사를 장려토록 한다는 기록이 있으며, 삼성기 후편에는 단군의 제10세 환웅인 갈고환웅이 나라와 땅의 경계를 정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러한 내용에서 토지의 구획설정을 중요시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는 경계 다툼에 대비한 합리적 해결방안이 요구되는 것이다. 따라서 토지의 수량을 파악하는 지적적 방안이 있었을 것이며, 토지제도도 존재했으리라 추측된다.
인류문명의 발달사로 보아 고대에는 수를 표시하거나 의사를 나타내는 데 결구를 사용하여 그 매듭으로써 구체적인 내용을 나타내기도 하고, 죽으로서 산법이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런 것으로 보아 당시에는 결구로 토지를 계량하고 죽에 그 내용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당시에는 지적적 방식에 따른 토지의 측량과 이의 결과를 추화한 지도의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매륵왕 때의 지도관계 기록 외에 공을홀이 천하지도를 제작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들 도면이 현재의 지적도와 비슷한 도면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여러 사료를 종합하여 볼 때, 최고의 지적관리자는 물론 임금이었을 것이며, 그 밑은 수상격인 풍백과 그 보좌역인 양사였을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팔가와 동격인 봉가였을 것이다. 또 지적의 실무 전문가로는 규원사화에 매륵왕 때 오경박사 우문충이 지적지도를 제작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박사’ 등을 전문가로 볼 수 있다.
서희석 / 재경포천시민회 수석부회장, 행정학 박사
서희석(徐熙錫) 회장은 포천시 신읍동 출신으로 경희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정보통신 방송 정책과정을 수료했다. 1968년 경기도 양주군청 재무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1999년 서울특별시청 지적과장, 2000년 전국시도 지적과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상명대 정치경영대학원 겸임교수, 중앙지적위원, 국가기술자격검정 출제위원(지적기사), 공인중개사시험 출제위원(지적법), 한국지적 100년사 편찬위원,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 겸임교수, 감정평가사 자격시험 출제위원(지적법)를 두루 역임했으며 현재 대성지적 지.아이.에스 기술단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