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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 에세이] 정당해산은 비민주적인 폭력이다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3년 11월 07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 (주)포천신문사
한국의 정치 지형이 매우 어지럽다. 국민의 투표에 의해서 당선된 이석기 의원이 종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으며,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통진당에 대해서 정당해산 심판 청구를 의결하였다. 이에 반발하여 통진당 의원들은 삭발을 하고 전면적인 투쟁에 나섰다. 야당 연대는 우리 국민들의 정치의식의 수준이 종북의 논란을 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진보 정치를 수용하고 선거를 통해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산을 하려는 것은 헌법정신에 어긋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야권연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정당해산 심판청구는 대한민국 헌정질서 유린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유신시대의 회귀를 시도하는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분단으로 인해 사상적으로 많은 제약을 받아온 한국 사회는 여러 분야에서 획일성과 경직성을 보여 왔다. 특히 학문, 예술, 언론 등에서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통제가 장기간 시행됨으로써 국민들의 생각과 감정을 이분법적으로 재단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북한의 독재와 경제파탄, 인권유린에 대해서 비판의 시각을 깊게 가지고 있는 국민들도 한국 사회가 획일적이고 비민주적으로 국민의 삶을 제한하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군사정권이 국민들의 민주적인 열망을 모호한 종북과 친북 등의 정치적인 개념으로 탄압하고 심지어 생명을 빼앗는 행위를 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은 이제 한국사회의 역량이 충분히 성장하여 극소수의 종북인사를 빌미로 한국 사회의 다양성이 후퇴해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다. 진보정치를 의회나 시민사회에서 포용하고 공존하지 않으면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표현하고 관철하기 위해서 거리로 나서야 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치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 필리핀이나 남미, 중동에서 무력투쟁이나 테러를 일으키는 자들의 경우가 바로 이런 소수자들의 정치적 소외로 인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이석기 의원이나 그가 종북 발언의 진원지인 RO에 대해서 사법부에서 재판이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재판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 이들에 대해서 법적 판결이 나오기 전에 여당과 언론이 앞장서서 매카시즘적 선동을 하는 것은 공평한 판결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혐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법적 증거나 판결이 없이 정당해산을 시도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날 뿐 아니라 사법당국을 무시하는 성급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국정원이 지난 대선에서 댓글을 통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개입했다는 주장으로 수개월 동안 촛불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해 숨기거나 수사를 방해하는 기관이나 당사자에 대해서는 매우 미온적으로 대처해왔다. 정부가 당당하다면 이석기 의원이나 통진당에 대해서 전격적으로 구속이나 정당해산을 시도하는 자세를 국정원 선개 개입 사건에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보기에는 두 사안에 대해서 현격한 차이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법 앞에 두 잣대를 대고 있는 정부와 여당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비정상적이며 심한 중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야권 3당은 “국정원, 국방부, 국가보훈처,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등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대선개입이 헌정질서를 유린한 사실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 대선에 대해서 철저한 수사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보수 언론들은 지난 대선의 댓글이 선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심각한 민주주의 파괴행위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덮기 위해서 통진당 해산 같은 극단적인 결정을 매우 성급하게 처리하려고 한다고 의심의 눈길을 던질 수밖에 없다.

한국사회가 독재에 저항해서 피나는 투쟁를 통해 획득한 민주주의를 쉽게 파괴하려고 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으며 우리 모두 신중하게 법적 과정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박정근 / 대진대 교수, 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3년 1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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