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23 오후 04:40:4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칼럼위원기고

[박정근 에세이] 밀양 송전탑! 공익인가, 사익인가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3년 10월 17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 (주)포천신문사

밀양은 지금 정부와 주민 간의 볼썽사나운 싸움을 보여주고 있다. 말이 싸움이지 시퍼런 젊은 경찰들이 머리가 허연 노인들을 밀어붙이는 모습은 아무래도 노인 복지를 들고 나온 현정권의 구호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죽 했으면 교장 출신의 고준길씨의 말대로 "이 더러운 세상 더 살면 뭐 하겠느냐. 하직하고 싶다."라고 토로하겠는가. 그는 현재 밀양시 단장면 평리 마을쪽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송전탑 공사장 진입로에서 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송전탑 건설이 국가의 기간산업으로서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변한다. 해마다 전기부족으로 고통을 받는 수많은 국민들의 편리를 위해서 소수의 주민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송전탑이 건설되면 그들의 집값이 50퍼센트 이상 하락하게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의 주택거래에서 4억원 정도의 주택이 실거래가가 1억 5천만원으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주장하는 공익과 주민들이 하소연하는 생존권, 즉 사익 사이에서 무엇이 우선해야 하는가. 이것이 밀양 송전탑 사건의 핵심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주민들의 저항의 핵심은 송전탑 건설이 그들의 재산권과 생존권을 침해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보상이 매우 미약하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그들의 재산의 가장 큰 요소인 주택값의 하락은 매우 극심하지만, 한전이 제시하는 것은 가구당 400만원 정도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책이 무성의하여 그들을 사지로 몰고 있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농성하는 주민들이 대부분 70-80대 노인들인데도 불구하고 경찰들이 강경진압을 함으로써 주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게 했다고 주장한다. 국가의 일차적인 책무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주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국가가 그 책무를 경시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주민들이 침해당하는 재산권을 지키려고 할 뿐인데, 국가가 이를 폭력으로 억압함으로써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형국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고준길씨는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게 중요한 책무다. 국가가 그렇게 하지 않기에 국민 스스로 지키기 위해 나선 싸움이다. 그래서 정당한 싸움이다“고 주장하며 이 정당한 투쟁에 공권력을 3000명을 투입하여 탄압하는 것은 국가의 정도가 아니라고 비판한다.

더욱이 현 정권은 대선에서 노인복지를 들고 나와 박근혜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었다는 것을 기억할 때 강한 배신감을 느끼리라고 본다. 그래서 고씨가 “노인들은 국가와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 아니냐. 공권력이 노인을 강경 진압하는 것은 야만적이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정부는 공익을 앞세워서 밀양주민들의 생존권을 경시해서는 안된다. 또한 농성하는 주민들을 법을 어겼다는 마치 범죄자로 다루려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경찰은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농성하는 노인 주민들의 사지를 들어 끌어내는 모습은 정권의 폭력성을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아무리 합법적인 공권력이라고 하더라도 국가의 기간산업 설계에 의해서 재산이 반 토막이 나는 상황에서 저항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주민들은 공권력의 폭력성에 대해서 민형사상의 대처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국가가 시민의 생존권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헌법상의 일차적 책무를 강조하는 점과 대치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공권력으로 제압하며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책임자가 현장에 찾아올 때는 해결책을 제시하며 주민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그러나 농성장에 찾아온 장관이나 총리가 재산권의 침해를 조금도 만족시킬 수 없는 보상책만을 내놓으며 한전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면 누가 정부를 신뢰하겠는가. 8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현 사태에 대해서 조금도 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전의 협상자세는 안이하다거나 독선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시골의 이사 비용밖에 안되는 비용을 제시하면서 집값이 반 토막 나는 계획을 주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정부는 더 이상 불상사가 나기 전에 성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본다.

포천시는 일찍이 접경지역으로서 군사시설에 관한 법률로 수십년간 재산권 행사나 집값에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리고 개발이 제한되어 경기북부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앞으로 밀양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지금까지 손해를 엄청나게 받아왔지만 미래에 있을 생존권 및 재산권의 보호를 위해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리라고 본다.

박정근 / 대진대 교수, 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3년 10월 17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