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송우중학교 아침 등교 풍경은 다른 학교와 두 가지 측면에서 사뭇 다르다. 첫째는 교문에서 이인숙 교장과 이광래 생활인권부장이 가지런히 두 손을 맞잡고 고개 숙여 인사하며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는다.
“안녕하세요.” 등교하는 학생들을 향한 두 사람의 목소리는 경쾌했다. 지난 3월 4일부터 시작된 학생맞이 인사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서로가 존중하는 분위기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송우중학교 전 교직원은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교사의 권위란 학생들이 부여할 때 비로소 생기는 것’이라는 학교장의 철학을 이해하고 전 교직원이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면서 그들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려고 애쓴 결과 전반적으로 학교의 분위기가 밝아지고 학생들과 교사 사이의 갈등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 (주)포천신문사
둘째는 교문에 걸려 있는 현수막이다. 송우중학교에서는 매월 현수막 내용을 교체하는데 10월엔 ‘두려움은 적게, 희망은 많이, 미움은 적게, 사랑은 많이 하라. 그러면 세상 모든 좋은 것이 당신 것이다.-스웨덴속담’이라는 내용이 걸려 있었다. 등.하교 하면서 한번이라도 좋은 글을 마음으로 읽는다면 사춘기 인성을 가다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2012년 10월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12번째다.
학생들은 월 1회 현수막 글귀를 읽고 소감문을 작성하는데 한 회 평균 250명 내외가 참여한다. 학교장은 학생들의 소감문을 일일이 다 읽고 공감하는 부분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주고 간단한 감상평까지 곁들여서 되돌려 준다. 교문에 내걸린 현수막은 인성 다듬기뿐만 아니라 글쓰기 능력도 신장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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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와 소통으로 모두가 주인이 된다
이인숙 교장은 특히 교직원들에게 “지금 여러분 앞에는 학생이 아닌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학생이 아닌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질 때 비로소 교사와 학생 사이에 긴장이 줄어들고 형식적 권위에 의존하는 수직관계가 아니라 인격과 인격이 만나는 수평적 관계 속에서 진정한 배움의 한마당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 학교장의 교육철학이다. 그래서 송우중학교에서는 각종 교육활동을 ‘관계가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펼친다.
학교장과 교직원, 교사와 학생 사이에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관계 형성에 노력한 결과 교사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각종 교육활동을 자기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집행하고 평가하고 책임을 지는 자율경영체제를 갖춰나가고 있다. 학생들은 학생자치활동, 동아리활동 등을 스스로 운영하며 계획 및 실행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송우중학교 교장실 출입문에는 ‘여러분과 친구가 되고 싶어요’라는 무지개 편지 공책 표지가 붙어 있다. 송우중학교 학생이면 누구라도 학교장과 편지 친구가 될 수 있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신청을 받는데 보통 10명~12명 신청해서 학교장과 편지공책 주고받기를 하는데 6월쯤엔 편지공책 교환이 뜸해진다고 한다. 이는 학교장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편지를 쓰면서 학교생활에 적응한 결과이다. 이처럼 이인숙 교장은 학생 한 명 한 명과 진심으로 소통하고자 애쓰고 이런 마음이 학생들에게도 스며들어서 교장실에 스스럼없이 놀러와 고민 상담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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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중학교에서는 특히 집단지성을 소중하게 여긴다. ‘나 혼자보다 모두가 더 똑똑하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교사는 좁은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동료성을 바탕으로 함께 고민하고 협의하면서 좀 더 바람직한 교육활동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실천은 송우중학교의 저력이 되고 있다. 각 학년교무실이 별도로 마련돼 학년부장과 담임 중심의 생활지도와 상담활동이 실질적으로 이뤄진다. 일회성 체벌과 훈계에서 벗어나 꾸준한 대화와 상담으로 학생들 마음의 풍경을 들여다보고 학부모와 함께 고민하는 성장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 상담에 활용하기 위해서 ‘타로를 활용한 상담, 비폭력대화법’ 등의 공부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송우중학교 교직원 회의도 매우 새롭다. 일방적인 지시 전달 형식에서 벗어나 월 1회 주제를 정해서 다 같이 토론하는 형식이다. 이러한 변화는 교사들을 학교 운영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학교장과 교직원 사이 신뢰를 확보하여 민주적인 자치활동이 가능한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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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혁신으로 배우는 기쁨과 가르치는 즐거움 추구
송우중학교에서는 컨설턴트 및 전문가를 초빙해 배움의 공동체 제안수업 및 협의회, 토론, 학생상담, 다문화가정 이해 등을 주제로 연간 30시간의 NTTP 연수를 실시해 교사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교사 학습동아리를 적극 권장·지원해 학급운영, 학생생활지도, 수업 지도 등 자발적이고 일상화된 동료장학을 통해 함께 배우고 소통하는 학습 공동체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전 교사의 일상화된 수업공개를 통해 학생의 배움을 중심으로 교과와 학년을 뛰어넘어 전교사가 수업을 모둠별로 나누어 관찰하고 그 수업을 통해 학생 개개인이 어느 정도 배움에 참여하고 있는지 배움에서 소외되는 학생은 없는지, 있다면 무엇 때문인지 등을 깊이 있게 토의한다. 이러한 수업공개와 협의는 교사 효능감을 높이고 동료성을 구축해 변화된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탐구하는 태도를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송우중학교의 독서교육은 독특하고 체계적이다. 토요체험학습 문학기행, 국립도서관 및 대형서점 탐방 등의 독서 관련 문화체험과 국어·사회·한문과의 깊이 있는 교과독서교육, 세계 책의 날 행사, 연간 4회 달빛명화극장, 동화 속 탐험, 맛있는 책읽기 등의 다채로운 도서실 행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며 상상력과 감수성을 키우고 언어 순화도 함께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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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과 함께 평가 방법도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다. 표현·실습활동 중심으로 수행평가를 다양한 영역으로 각 교과 50% 실시하며, 교과별 윤독 독서를 창의 서술형평가(수행평가)에 반영, 각 교과협의회를 통하여 1학기 1회로 지필평가를 축소하고 지필평가에 서술형·논술형 문항을 35% 이상 출제하는 평가방식을 한층 강화했다.
학생자치활동 활성화로 자율과 책임의식 함양
송우중학교의 민주적 자치공동체 운영 중 올해 가장 발전한 부분은 학생 자치활동 강화이다. 교사 업무 분장 중심에서 실제 학생회가 활동할 수 있는 체제로 개편하고 학생회 규정도 개정했다. 매년 3월에 학생회 임원 및 반장, 부반장을 대상으로 외부 강사의 리더십 연수를 실시해 학생회의 위상과 활동상을 정하고, 구체적인 회의 방법을 지도하여 학생 자치활동을 강화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학생자치회실을 학생회 자율로 상시 운영하고, 각종 행사, 캠페인, 이벤트 진행 비용 등 예산편성권을 부여했으며, 선생님이 학생 교복입기 체험, 스승의 날 행사, 양심 슬리퍼, 양심 우산, 프리 허그, 쓴 소리 신문발행 등의 활발한 사업을 추진하여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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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중학교에는 타 학교에서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송우축구·피구리그전(S-League)이 있다. 학생들 자율적으로, 연중 점심시간에는 운동장에서 남학생은 축구, 여학생은 다목적실에서 피구를 학년별 반 대항으로 실시해 학급의 결속력을 다지는 것은 물론 담임 선생님들의 열띤 응원과 경쟁도 뜨겁다. 학생들이 경기를 하는 그 순간은 A-매치가 부럽지 않아 보이고, 경기 또는 응원에 열중하며 학생들의 성취감도 높다. 내신성적 올리는 것보다 축구가 더 좋아서 실제 프리미어리거를 꿈꾸는 학생도 있다.
또 하나의 차별화된 활동은 월 1회 교사-학생 축구경기로 서로 유대감을 향상시키고 평소 학교에 적응하기 어렵고 대화하기 곤란했던 학생의 생활지도도 병행해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좋은 시간이 된다. 토요스포츠클럽(소프트볼, 축구)은 학생 건강을 위한 신체활동 강화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에 체육과에서 밀도 높고 내실 있게 운영하여 학생들에게 스포츠를 생활화하고 송우중학교 소프트볼팀(지도교사 이홍일)은 매년 지역별·전국스포츠클럽대회에서도 최우수,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실력이 출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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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학생지도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었다. 학교나 가정에서 여러 가지 고민과 갈등을 겪고 있는 학생들의 마음의 소리를 듣기 위한 힐링캠프를 2회 열었다. 1학기엔 3학년, 2학기에는 2학년 학생들이 각각 18명이 참여해 1박 2일 간 동고동락하며 학교생활과 교우관계 등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교육은 말과 글로 이뤄지는 상호 소통의 결과라고 믿는 송우중학교 교사들은 학생과 만나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는다. 불러서 혼내고 벌주는 것보다 마음으로 만나는 것이 더 의미 있게 학생들을 변화시킨다고 믿기에 기꺼이 주말을 활용해 학생들과 캠핑을 하며 관계개선에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교사와 학생 사이 갈등 요인이 줄어들고 좀 더 진지한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게 되었다.
다양한 경험과 적극적인 삶의 태도 추구
↑↑ 김민호 운영위원장(왼쪽)과 정옥진 학부모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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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중학교는 토요휴업일을 이용해 월 1회 교과별 토요체험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국어과에서는 독서와 관련된 문학기행과 국회도서관, 대형서점 탐방, 수학과에서는 군포 수학체험관, 미술과의 국립현대미술관, 사회과의 국립중앙박물관, 과학과의 자연사박물관, 사이언스홀 탐방, 야간천체관측, 기술과의 목재 생활소품 만들기 등 교과 관련 다양한 현장 체험활동을 통하여 문화적 경험을 통해 감수성을 훈련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나아가 사회를 읽고 보는 안목을 길러서 궁극엔 자존감을 높이고 있다.
송우중학교에서는 2학년 전체 7개 반에 진로교육을 2시간씩 운영하여 적성탐색 및 진로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찾는 과정에 진로교육은 필수적인 요소로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길을 택하여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며, 기술적인 탐색만이 아니라 자아탐구와 행복교육이 필요하다. 9월에 1학년 전체 학생은 하자센터, 진로캠프(희망학생), 일산킨텍스, 조리과학고 박람회, 동두천 청소년 진로박람회 등 다양한 진로체험활동을 실시하였으며 아울러 진로상담기능도 강화해 자아실현과 사회공헌 측면을 강조했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 따뜻한 정이 흐르고 서로를 존중하며 진정한 배움을 추구하는 송우중학교 모든 구성원들은 ‘존중과 배려, 소통과 참여, 자율과 책임’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며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김민호 학교 운영위원장은 “학교가 성적이라는 획일적인 잣대에서 벗어나 학생들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말과 글로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 주기 위해 노력하는 교육을 해주어서 좋다”고 말한다. 정옥진 학부모회장도 “섬세하게 학생들을 존중하는 교사들의 마음가짐이 인상적이었다”며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가 더욱 활성화 되도록 학부모회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