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백운계곡은 경기북부지역을 대표할만한 여름 휴양지이다. 백운계곡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생계를 이어가는 가구 수는 70가구에 달한다. 1987년 계곡이 알려지면서 지난 30여 년 동안 백운계곡은 한해 50여만 명이 찾는 유명 휴양관광지로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휴가철이면 수도권 주민들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지만 피서객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백운계곡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어도 자릿세를 따로 받는다거나 음식을 싸와서 테이블만 빌려도 돈을 내야하고 통행료와 주차비, 자릿세까지 3중 요금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계곡물에 발만 담그려 해도 식당에서 돈을 달라는 경우도 흔하다는 것이다. 부당한 자릿세 요구와 바가지 상술이 극성을 부리면서 백운계곡은 물론 관광도시 포천시의 이미지까지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현행법상 자릿세를 요구하는 것은 분명한 불법이다. 게다가 현재 백운계곡 내에 있는 모든 방갈로 시설 또한 시에서 허가를 내준 적이 없는 불법시설물들이지만 이곳 상인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릿세를 요구하며 피서객들의 불만을 키워왔다. 백운계곡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불법 상행위로 관광객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았으나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시는 상인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데 불법이라고 무작정 경찰력을 투입해 방갈로를 모두 철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 하는가 하면, 바가지 상술에 대해서도 가격책정은 상인들의 자율적인 권한이어서 관여할 수 없다며 사실상 뒷짐만 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여름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백운계곡 상인들이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을 시도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백운계곡 상인협동조합이 결성된 것이다. 이대로 가면 상인들 모두가 생존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변화를 불렀다.
상인대표와 토지주, 서장원 포천시장, 시의원 등은 지난 5월 28일 이동면 도리돌문화교류센터에서 조합을 결성하는 기념행사를 열었다. 구 백운계곡관광지부가 협동조합으로 탈바꿈해 법인체계를 갖추고 산적한 여러 가지 현안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준비과정을 거쳐 설립하게 됐다.
백운계곡 상인들은 삶의 터전이 내 땅이 아니라는 문제와 하천법 저촉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인들은 이러한 이유로 백운계곡은 발전될 수 없었고 국민의 여가생활 패턴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지금은 오히려 관광객이 줄고 있는 실정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조합회의에서는 상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규약을 만들고 이를 각 상가에 고지해 지켜나가기로 결의했다. 물가도 적정가격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생계문제가 우선시 되어 강하게 행정집행을 하지 못한 포천시도 앞으로 조합과 협력해 각종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고, 토지 임대권자도 재산권 보호에 관한 요구사항이 잘 지켜지면 적극 돕겠다고 했다.
올 여름 휴가철에 서비스 만족이 어느 정도 개선될지 장담할 수 없지만 협동조합이 결성돼 자율적인 개선의지가 분명한 만큼 그동안 끊이질 않던 각종 민원들이 어느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들은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의식이 확고하다. 집은 다 허물어져 주거환경은 이미 최악의 상태이고 지금 같은 계곡장사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올 여름에는 백운계곡의 여름 휴양지 명성도 되찾고 상인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그런 피서철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