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가 올해 대대적인 포천탄생 600년 기념사업과 행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향토사연구가인 이희용 전 한국예총 경기도연합회 부회장(대진대 동양철학과 박사과정)이 지난 13일 공청회에서 “포천이란 지명은 포천시의 주장처럼 조선 태종 13년(1413년)에 생겨나 올해 600년이 되는 해가 아니라 이미 1018년 전 고려 때부터 사용됐으므로 418년의 오차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주목된다.
포천역사문화연대(공동대표 양호식.류왕현)도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시가 확정한 ‘포천탄생 600년’ 연혁에 문제를 제기하며 진실규명을 위한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고 나서 포천 지명 연혁이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희용 향토사연구가는 포천역사문화연대 주최로 지난 13일 송우웨딩홀에서 개최된 ‘포천지명의 역사 무엇이 진실인가?’라는 제목의 포천연혁검토 공청회에서 포천시의 연혁주장에 신뢰문제를 제기하고, ‘포천 지명연혁에 대한 재조명’이라는 새로운 논문을 통해 포천이라는 지명은 ‘조선왕조실록’ 등 태종(1367~1422) 이전과 고려 공양왕 2년에 이미 사용됐다고 반론을 폈다.
이희용 연구가는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면서 각 지역마다 고유의 지명이나 연도를 찾아 기념해 업적으로 만들어 내고, 중복되는 테마나 시점을 갖고 엄청난 예산을 토입해 자신의 업적으로 만들어 내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심지어는 역사적으로 애매한 자료들을 전문가나 관계자를 독려해 아전인수로 해석하여 기념행사를 비롯한 축제로 확대시켜서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곳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연구가는 이어 “포천시가 포천군 지명 기록을 무시하고, 조선태종 1413년을 지명사용 시작점으로 개정해 포천의 418년 역사가 통째로 버려졌다”며 “포천군지(1996년 11월 3판)에 따르면 고려시대 성종14년(995년)에 십도제를 채택해 도단련사를 두고 포천군으로 개칭해 포천군의 이름이 처음으로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포천시가 지명확정의 근거로 밝힌 문헌고략은 책의 편자와 간행년도, 간행처를 알 수 없고, 출판물도 아닌 사람의 인기라서 지명사용 시점을 특정하기에 신뢰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희용 연구가는 “조선왕조실록, 태조실록, 신증동국여지승람 6권 경기114쪽과 고려 공양왕 2년에도 포천이라는 지명을 사용한 기록이 있어 고려 때부터 포천이라는 지명이 사용된 게 명확하다”며 “포천시가 부실하고 간행시기가 확실치 않은 기록으로 지명을 확정하는 것은 신뢰도와 공정성 면에서 부족하고 기존 기록을 지우고 임의로 기록을 바꾸는 것은 명백한 역사왜곡이 될 수 있으니, 포천의 지명역사는 ‘포천탄생 1018년’으로 해야 하고 앞으로 다른 증거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 기록이 옳다”고 결론 지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포천시 문화관광과 오각균 과장과 최동원 학예사는 “1984년 포천군·면의 유래와 1997년 포천군지에 따르면 고려 초 포주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조선 태조 13년(1413)에야 비로소 포천으로 부르게 돼 오늘에 이르렀다는 기록이 있다”며 기존 시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또 “신증동국여지승 어디에도 고려 성종 대에 포천 지명이 사용됐다는 기록이 없다”며 “지난해 2월 포천 역사 정체성 확립을 위한 학술심포지엄 개최를 시작으로 국사편찬위원회의 장필기 편사연구관(조선시대 전공, 문학박사)을 초청, 제3차 연혁검토위원회를 개최해 포천의 연혁을 최종 확정하는 등 신중을 기해 포천 연혁을 재검토해 객관성과 공정성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양호식.류왕현 문화연대 공동대표는 이번 공청회와 관련 “포천의 역사가 10년 전 시(市) 승격 당시 1008년에서 10년이 지난 뒤 600년으로 줄어 포천의 정체성 훼손 등의 우려가 있다”며 “포천지명의 역사와 관련한 문헌 중에 어느 것이 신빙성이 있는지 규명하고, 포천지명의 역사를 바로잡아 후손에게 바른 역사를 알려주기 위한 심도 깊은 논의의 장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포천역사문화연대는 공청회 다음날인 14일 포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시가 확정한 ‘포천탄생 600년’ 연혁에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류왕현 문화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포천탄생 600주년은 제대로 고증이 안돼 신뢰성이 부족한 것으로 중단돼야 한다”며 “만약 600주년 기념사업을 계속 밀어붙인다면 더 이상의 소모전을 막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내 포천의 지명역사를 규명하는 것도 검토하겠으며, 포천시가 기존의 역사기록을 고쳐 포천의 지명시작 시기를 조선 태종 13년(1413)으로 확정해 올해를 포천탄생 600년으로 선포했는데, 행정적 법적 절차가 맞는지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포천시는 지난해 3차례의 전문가가 참여한 연혁검토위원회를 열고, 조선후기 문헌고략을 근거로 ‘포천’ 지명사용 시점을 조선 태종 13년(1413년)으로 확정한 뒤 올해를 ‘포천탄생 600주년’으로 선포하고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