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를 채용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로 꾸며 정원을 늘린 뒤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챙긴 어린이집 원장이 입건되는 사건이 포천에서 발생했다. 포천경찰서는 정부 보조금을 허위로 청구해 받은 횡령혐의로 소흘읍 송우리 소재 한 어린이집 원장과 출근하지 않으면서 이름만 빌려준 40대와 전 보육교사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어린이집 원장은 이들과 함께 공모해 어린이집 운전교사로 허위 등록한 후 포천시로부터 매월 인건비 70~80만원을 지급받는 등 6차례에 걸쳐 보조금 44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전 보육교사인 강씨가 임신으로 자주 결근하자 이를 활용해 강씨와 공모해 근무환경개선비를 지급받기 위해 출근부를 허위 작성해 포천시로부터 월 5만원씩 3회에 걸쳐 모두 15만원을 부당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보육교사 인원에 따라 지자체에서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지만 이를 확인하는 관할 지자체의 현장 실사가 소홀한 점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포천지역에서 발생한 어린이 부정사례는 보육료 횡령금액이 미미하다고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다. 어린이집 실태에 밝은 한 지역인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할 정도로 부정사례가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천경찰서가 관내 다른 어린이집의 부정사례가 더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꼭 포천지역이 아니라도 정부의 무상보육 지원금을 타내기 위한 어린이집 비리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어린이집 운영 비리는 아동이나 교사를 허위 등록해 보조금을 횡령하거나 수억 원대의 리베이트, 특별활동비나 급식비 과다 청구 등 다양하다. 보육시간이 짧은 전업주부 가정의 아동을 선호하고 보육시간이 긴 맞벌이 아동은 기피하는 입소 우선순위 위반이나 운영 시간 위반 등의 민원도 빈번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어린이집 지도점검을 통해 4505곳 중 287곳의 비리 어린이집을 적발해 부정 지급된 총 8억여원의 보조금을 환수한 바 있다. 비리 어린이집 중 100곳은 운영정지 및 과징금 처분을 내렸고 원장이나 교사의 자격정지 등 강력 처분도 115건에 달했다. 2011년 적발된 135건에 비해 두 배가 넘는 것을 보면 부정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경남 울주군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사망한 아동에 대해 4개월간이나 영유아보육료, 간식비 등 약 230여만원을 부정 수급해 영유아보육법 위반으로 경찰에 입건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해 5월 발표된 감사원의 ‘보육지원시책 추진실태’ 보고서를 보면 2008년 397개였던 위반시설 수가 2009년 446개, 2010년 459개로 증가했다. 영유아 허위 등록은 2008년 235건에서 2010년 275건으로, 교사 허위 등록은 162건에서 184건으로 증가했고, 환수 결정 금액도 42억에서 68억으로 26억여원이나 늘었다.
어린이집 부정비리는 지난해부터 0~2세 아이를 둔 가정에 소득에 관계없이 무상보육을 실시하면서 더욱 증가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무상보육이 만 5세 이하까지 확대되면서 어린이집 비리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포천에서 발생한 어린이집 보육료 횡령사건은 지방자치단체의 허술한 관리감독의 틈을 파고 든 것으로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보육시장이 시장화 되면서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는 민간에 보육을 맡기면서 발생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비리 근절을 위해서는 상시적인 지도점검과 관리감독이 중요하고, 비리 원장에 대해서는 영구적으로 자격을 박탈하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린이집 부정비리는 대다수 건실하고 양호한 어린이집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척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