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루키스 이탈리카 많은 걸 다 주고도 드러내지 않는 시려도 시리다 말하지 못해 목울대로 차오르는 서러움까지 안으로 삼키는 꽃, 난초과의 꽃인데 풀이하면 ‘이탈리아 남자’ 눈이 파란, 매부리코에 목조상(木彫像)처럼 반듯한, 발음도 또박또박 단정한 구두 뒷굽 소리를 내는, 물 위를 천천히 걸어와 내 서러움까지도 두 팔 벌려 감싸주는 꽃, 그러다 그러다가 힘들어 다가서면 가슴 깊이 외로움 숨겨 놓고 혼자 나직이 불러 보는, 머언 그리움이 이름 되어 살 속에서 밤꽃으로 피는 오루키스 이탈리카 홀로 서 있는 섬을 닮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