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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렬의 세상보기] 고위 공직 후보들의 병역 의혹


김성열 기자 / kims@daejin.ac.kr입력 : 2013년 02월 15일
↑↑ 김성렬 대진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요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고위 공직 후보들이 그 면면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인색하다시피 공표되는 후보자들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것은 병역 의혹과 관련된 이들이 또 끼어있다는 것이다.

지난 번 김용준 총리 후보자도 여러 가지 의혹 제기를 견디지 못하고 자진사퇴했지만 그 의혹 중에 자녀들의 병역비리 관련 의혹이 포함되어 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의 두 아들 중 큰 아들은 체중미달로, 작은 아들은 통풍이란 질환 때문에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키 170cm가 넘는 큰 아들이 왜 45Kg도 안 됐는지, 통풍이란 병이 군면제 사유인지 아직도 납득을 잘 못한다.

실상 나는 김용준 후보자가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관까지 역임한 인간승리의 표본이라기에 그 아들들의 병역 면제도 사람들이 공연한 입방아를 찧거니 하고 범연히 넘어간 편이다. 그러나 2월 14일 발표된 박근혜 정부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다 하니 병역 관련 의혹을 받는 이가 또 끼어있어 그간의 병역면제 의혹이란 게 공연한 것이 아니란 의심이 더럭 드는 것이다.

교육, 법무, 외무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들이 발표되었는데 그 중에 황교안 법무장관 후보자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전해인 1980년 만성 두드러기 증상으로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았다 한다. 벌써 야당은 검증을 벼르는 모양인데, 이제는 이미 낙마한 김용준 후보자까지 포함하면 7명중 5명이 자신 혹은 자녀들이 병역 면제와 연루되어 있는 셈이다. 7명중 2명이라면 약 30% 가까운 후보자들이 병역과 관련된 의혹을 싸안게 되었다는 것인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나도 여태까지 제기된 고위 공직 후보자들의 병역 의혹이 범연치 않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이 되었다.

사실 대한민국 남자의 대부분은 병역 의무를 국민이라면 피할 수 없는 의무 또는 봉사로 알고 별 다른 생각 없이 황금 같은 젊은 시절의 한때를 별 다른 거부감 없이 나라에 떼어준다. 나만 해도 4년 동안을 공군장교로 복무하고 병역 의무를 필하였다. 복무 당시에는 몰랐으나 4년이란 세월을 군에서 보낸 건 내 삶의 이력에 허송이 된 부분이 없지 않은가 하는 회의도 뒤늦게 가진 적이 있으나 나름의 다른 목표가 있었기에 그런 회의가 심했던 건 아니고 장교로 복무한 자부심이 실상은 더 컸다. 그리고 복무 당시에 방위 입대자들의 훈련중대장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이때 절감했던 것은 방위병으로 입대한 이들이 실제로 체력이나 학력 등에서 정규 복무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약간만 과한 훈련을 시켜도 픽픽 쓰러지는 이들이 숱하게 나와서 방위병 입대자들은 백을 써서 군복무 기간을 줄이려는 자들이 숱하다는 세간의 의혹은 실상과는 다르구나 하는 나름의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그게 1980년 무렵이었는데 그 이후 나는 병역 관련 비리라 하면 일부 부패한 특권층이나 윤리 감각이라고는 약으로 쓰려 해도 찾을 수 없는 극히 몰지각한 인사들이나 꾀하는 것으로 알았지 병역 면제 비리는, 특히 고위 공직(후보)자들의 병역 관련 비리는 그저 가십 정도로 지나치곤 했던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당선인의 고위 공직 후보자들이 극히 일부 발표되었을 뿐인데 벌써 병역관련 의혹을 받는 이들이 2명이나 등장하는 것을 보고 나의 시각을 전면 수정해야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금치 못하게 되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이명박 정부 당시만 해도 이대통령 본인부터 시작하여 김황식 현 국무총리, 원세훈 현 국정원장,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 박재완 현 기재부 장관,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기라성 같은 권력자들이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기사들이 떠있다. 보수 정권뿐만 아니라 진보 정권에서도 그런 의혹을 받은 이들은 많았는데, 고위공직자들이 지명될 때마다 병역면제의혹은 마치 필수 조건처럼 따라붙는 형국이니 전에는 범연히 넘어갔던 병역 의혹이 이제는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랴’는 의혹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나의 이러한 뒤늦은 깨달음(?)을 두고 순진도 지나쳐 바보 아니냐는 힐난을 할 이도 있겠지만 나는 공직자로 승승장구하여 마침내 총리나 장관, 청와대의 참모가 되는 사람들은 정말 군복무에 있어서는 떳떳할 것이란 것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이다. 왜냐하면 “뭇 사람들이 남의 잘못 들여다 보기를 마치 폐나 간을 들여다 보듯 하니 군자는 홀로 있을 때를 조심해야 한다(人之視己 如見其肺肝然…故 君子 必愼其獨也)”는 『대학』의 구절이 언명하듯이 비위나 모순, 특히 대한민국 사회에 있어 군복무와 관련된 비리를 안고서는 인정받는 고위 공직자로 출세할 수 없으리란 것을 나는 철칙처럼 믿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60년 가까이를 살아 온 보통 남자의 순진함이 이렇게 깨어져도 괜찮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문 절차가 너무 먼지 털기 식으로 진행된다고 불만을 털어놓는 당선인의 자세가 과연 국민대통합을 이룰지, 지나친 독선이 아닌지를 우려하는 것은 나만의 기우인지 알지 못하겠다.

김성렬 / 대진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평론가, 포천신문 칼럼위원장
김성열 기자 / kims@daejin.ac.kr입력 : 2013년 0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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