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이모씨(51)는 지난해 1월 26일 오후 1시 30분쯤 다리 통증 때문에 경기도 포천 A침술원을 찾아 김모 원장(71)으로부터 머리, 명치, 양쪽 손, 양쪽 발목, 오른쪽 발가락에 침 7대를 맞은 바 있다. 당시 이씨는 10분만에 심한 복통을 호소했다.
김 원장이 명치에 놓은 침이 배를 뚫고 간 부위를 다치게 했기 때문이었다. 배에 피가 차오르기 시작(혈복강)한 이씨는 이내 구토와 설사를 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토사물을 치우기만 했을 뿐 1시간 가량 상태를 지켜보다 오후 2시 37분이 지나서야 119 구급대에 신고를 해 이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에 이씨가 후송됐을 당시 혈압은 133mm/Hg, 맥박은 분당 130회, 호흡수는 분당 23회에 체온은 36도였으며 의식상태는 '졸리움(drowsy)' 상태였다. 병원에서 촬영한 CT 결과 복강내출혈 및 간에서 누출되는 현상을 보였다. 병원측은 혈관색전술(과다출혈을 막기 위한 시술의 일종)을 시도할 수 있는 인근 상급병원으로 이씨를 옮겼다.
오후 5시 37분쯤 대형병원으로 옮겨진 이씨의 심장은 곧 멎었고 결국 오후 6시 52분에 사망하게 됐다. 사망진단서상 사인은 외상성 혈복강이었다. 다리통증을 치료하러 갔던 침술원에서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서울동부지법 제13민사부(임동규 부장판사)는 침을 맞고 사망한 이씨의 유족이 침술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망인의 남편과 딸에게 총 1억1천100여만원을 위자료로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부검 결과 망인의 간에 생긴 바늘구멍이 피고가 시술한 침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피고는 망인이 복통을 호소하는데도 토사물 등을 치우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 없이 망인을 방치했다”고 판단했다.
앞선 작년 12월 의정부지법은 김씨의 업무상과실치사와 불법의료행위 등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