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실시된 제18대 대통령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다.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당선의 영예를 안은 박 후보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낙선했지만 선전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는 위로를 보낸다.
국민은 과반의 지지율로 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고 문 후보에게는 패배의 쓴 잔을 안겼다. 최대 승부처이자 야권성향의 서울과 수도권에서 박 후보가 선전한 것이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갈랐다고 봐야 한다. 민심은 결국 정권교체가 아닌 시대교체를 선택했다. 박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원인부터 짚어보자.
박 후보가 문 후보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민생을 화두로 민심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야당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한 것이 주효했고,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후광 효과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국내외 경제위기 상황에서 경제성장과 근대화라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는 50대 이상과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로 이어졌다. 또 이명박 정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야당의 정권교체론를 희석시켰고, 안철수의 문 후보 지원도 ‘준비된 여성 대통령’ 슬로건으로 뛰어 넘을 수 있었다.
야권의 전략부재는 박 후보에게 승리요인으로 문 후보에게는 패배요인이 됐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모양새가 허술했고, 문 후보 캠프가 문재인이라는 독특한 브랜드를 잘 살려내지 못하고 지나치게 MB정권 심판만을 부각시킨 것이 유권자에게는 피로감을 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야당·진보 진영이 민생 대안 제시 측면에서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것이 박 후보 당선과 문 후보 낙선의 명암으로 결정됐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선거는 끝났고, 우리는 미래로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을 중심으로 다시 힘을 결집시켜 나가되 박 당선인이 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하다.
우선 국민통합이 시급하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진보와 보수가 세대결을 벌이면 서 대충돌 했고, 박빙의 승부로 끝난 대선은 적지 않은 후유증을 부르고 있다. 표심으로 갈라진 지역간 세대간 정파간의 갈등이 심각하다.
승자인 여당이 먼저 손을 내밀고 패자인 야당이 협력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박 당선인은 지역 균형발전 정책과 대탕평 인사를 펼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파를 과감히 뛰어넘어 야당의 인사도 과감하게 발탁해 중용하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
박 당선인은 경제를 살리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침체된 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만 해도 4%대 중반이었지만 지금은 3%대 중반으로 추락했다. 실제 성장률은 사실상 제로 수준이어서 2030년대 잠재성장률은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위기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다. 일자리를 만드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꺼져하는 한국경제를 살리지 못한다면 결코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동시에 안보도 튼튼히 해야 한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를 확고히 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지금보다 더 강경자제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한반도 긴장을 해소해 나갈지 새 대통령은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고강도 정치개혁과 검찰개혁도 국민과의 약속이다.
선거운동기간에는 선심성 장밋빛 공약을 내놓지만 막상 대통령이 되어 실천하려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과제를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도약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