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8일 덴마크를 방문한 한국 녹색기술센터 성창모 소장님과 실무를 담당하시는 두 박사님을 만났다. 이렇게 뜻밖의 높은 분(?)을 조우를 하게 된 것은 한국과 덴마크가 올해 ‘수소연료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을 합의함에 따라 착수회의를 위해 덴마크를 찾았기 때문이다.
조금은 걱정이 될 수 있는 첫 회의 전에 주 연구기관인 덴마크 공대(DTU)와 덴마크 과학기술계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고 싶으셨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석사생 둘이서 그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드렸는지 모르겠다. 다음은 점심식사를 하며 나눴던 간단한 이야기들을 정리했다.
▶ 방문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
“올해 5월 '녹색기술센터(Green Technology Center)'는 녹색기술개발 공조의 첫 단추로 덴마크 전략연구소와 연구협력 MOU를 체결하여 양국 연구기관간의 녹색기술 공동연구에2013~14년 매년 360만불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이번 방문은 그 일에 대한 첫 실무 방문이고, 방문 전 덴마크 과학기술계와 DTU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고싶으신 것 같다. 그리고 이 방문은 향후 공동연구가 진행되는 과정 중 혹은 이후의 추가적인 협력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데에도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 녹색기술센터(GTC-K)는 어떤 곳인가?
“GTC-K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세계 최초의 글로벌 녹색기술 전문 싱크탱크이다. GTC-K의 역할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국가 녹색기술 정책의 종합지원 역할을 하고, 둘째 국제 기술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일이다. 이는 녹색기술 분야의 별도로 추가된 연구소라기보다는 GTC-K 내 연구뿐 아니라 교과부, 지경부, 환경부 등 부처별로 분산된 녹색기술 정책을 일원화하고 유관 기관의 연구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점검하고 지원책을 마련하는 일을 담당하게 된다.
그리고 장차 글로벌 녹색기술의 허브가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진 GTC-K엔 녹색기술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글로벌 R&D 네트워크 및 국가간 녹색기술 협력 전략·체계 구축이 중요한 활동이고, 이를 활용하여 선진국들에 비해 부족한 분야를 잘 보완하여, 향후 우리나라가 글로벌 녹색기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선진국과는 첨단기술개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개도국에는 개도국 실정에 맞는 녹색분야의 기술이전 및 상용화를 통해 글로벌 녹색성장 이슈에 대한 기술적 대안을 제시하는 책임도 가지고 있다. 앞으로 해야할 일이 아주아주 많은 연구소라고 생각이 된다.”
▶ 덴마크 과학기술계와 덴마크 공대(DTU)?
기본적으로 DTU는 덴마크의 많은 R&D영역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과학기술과 관련된 연구자들이 DTU 출신들이며 졸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공동의 연구활동을 하며 공조체계를 이룬다.
특히 50년 넘게 녹색기술 분야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DTU National Laboratory for Sustainable Energy가 있으며, 현재 본 연구소는 풍력에너지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스마트그리드, 전기/수소차, 바이오연료, 에너지 효율 등 녹색기술 분야에 관한 유럽 내 최고 수준의 연구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의 바탕 위에는 오랜 기간의 정부과 산업 그리고 국민들의 강력한 노력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계 최고 높은 세율을 가진 덴마크는 국내와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대학 진학율은 40% 안팎으로,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대부분 합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을 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적으로 굉장히 안정된 사회이다. 언제든지 원한다면 대학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사실 내가 듣는 수업에도 10년, 20년 넘게 일을 하다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시는 형님, 누님들을 꽤 많이 본다. 조금 늦긴 했지만, 자신이 진짜 공부하고 싶은 것을 찾은 것이고,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그 기회는 열려있다. 이렇기에 대부분이 의무감으로 혹은 좋은 직장만을 가기 위해서 대학에 가려는 우리나라와 달리 정말로 그 공부를 원하는 사람들만이 공부를 하고, 또한 교수와 학생과의 관계가 우리나라처럼 엄격한 관료체계가 아닌, 언제나 토론하고, 더 잘 듣고 배우려하는 평등한 태도와 특유의 여유가 존재한다. 이에 자연히 학생 개인의 훌륭한 발전뿐 아니라, 졸업 후 그들이 밟는 사회에서도 확실히 보다 건전하고 효율적인 선순환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없어서 해외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덴마크는 오일피크 이후로 녹색기술을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삼고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덴마크 과학기술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세계 최고의 풍력회사인 Vestas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정부에서는 2020년까지 50%의 전기를 풍력으로 생산하고, 나머지는 바이오매스 발전으로 남은 화석연료를 대체하며, 그 규모를 점점 늘려 2035년엔 신재생에너지원으로 100% 전력 생산을 가능하게 하려는 계획이 있다. 또한 2050년까지는 전기 뿐 아니라, 열(heat)과 연료(fuel)를 포함한 전체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교체한다는 어마어마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실 2012년 현재 25%의 풍력발전 설치를 계획 했었지만, 당초 계획보다 앞선 30%이상을 달성하여, 몇몇 전문가들은 덴마크가 전체적인 목표의 달성을 계획보다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가로 주목해 보았으면 하는 부분은 이러한 성과의 배경엔 전체 풍력발전량의 2007년엔 80%이상, 2012년엔 60% 이상이 민간인의 투자하여 소유하고 있는 사실에 기인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고정가격 구매제도(FIT, Feed In Tariffs)과 지역사회의 경제활성화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고, 이는 기술과 산업의 발전 뿐 아니라, 투자한 민간인들에게도 전기세 절감외의 추가의 이익(1억 이상/년)도 안겨주어 국가의 전체적인 성장에 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큰 성과들의 배경엔 분명 큰 근본사상이 있기 마련이다. 북유럽의 스칸다나비아 국가들이 거의 다 비슷하긴 하지만, 특히 여기 덴마크에선 우리나라에선 공포스럽게까지 생각하는 사회주의적(평등주의적, 사람중심적) 사상이 국가 운영의 근간이 되고, 그 사상은 투명한 정부의 R&D 투자와 그 비용 지출, 또 그 성과에 대한 정확한 관리에 그대로 녹아들어, 활발한 산·학·연 연구개발과 경쟁체제를 이끌었고, 또 그 연구 성과에 대해선 각 연구자들이 자유롭고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덴마크의 과학기술계나 DTU는 기본적으로 이들 국민들의 기본적인 성향을 이해하는데서 비롯할 수 있으며, 빨리빨리 문화의 한국사람과 그들의 특유의 여유로 일을 해내는(?) 데니쉬들과 일을 하면 처음엔 조금 힘들 수 있지만,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며 일을 하면 좀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 미팅 주선과 일정 조율에 힘써준 김희욱 포천신문 시민기자(덴마크공과대학 재학)와 장소를 제공해 주신 SAKURA 사장님 내외분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