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농장이 돼지분뇨를 무단 방류해 주민들이 반발하는 사건이 포천에서 발생했다. 지난 11월 10일 포천 신북면 깊이울유원지 입구에 있는 청미원 직영농장이 돼지분뇨를 불법적으로 인근 밭과 휴경지에 무단방류하다 마을주민들에 들통 난 것이다.
심곡농장은 이틀간에 걸쳐 농장에서 호스를 연결해 돼지분뇨를 밖으로 유출시켰다. 유난히 악취가 심해 마을 주민들이 농장 안으로 들어가보니 호스 2개를 연결해 분뇨를 인근 밭과 휴경지로 방류하다가 주민들이 문제 삼자 서둘러 호스를 끊고 방류를 중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밭과 휴경지 5천여 평은 이미 돼지 분뇨로 가득차 버렸고, 악취는 마을 전체에서 진동했다.
이튿날 농장 인근 가정에서는 주방, 화장실, 마당에 있는 수도꼭지를 틀자 시커먼 오폐수가 심한 악취를 풍기며 흘러나왔다. 지하수가 완전히 오염돼 지하수를 식수로 이용하는 마을 주민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것이다. 여기에 분뇨로 흥건한 밭의 오물은 배수구를 타고 곧바로 신북천으로 흘러들었다. 신북천은 포천천과 영평천으로 연결돼 있어 이번 무단방류로 포천의 대표 하천들도 심하게 오염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 농장은 대체 왜 분뇨를 무단 방류했을까. 농장측은 인근 밭주인이 퇴비를 다른데서 운반해오느니 돼지 분뇨를 밭에 뿌려달라고 요청해 동의를 얻고 방류했으며, 휴경지는 농장측 소유 땅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미리 농토를 만들기 위해 분뇨를 흘려 보냈다고 한다. 남의 땅에는 주민동의를 얻었고, 자기 땅에는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으니 분뇨를 방류해도 괜찮다는 것인가. 농장 대표가 “문제가 될 줄 알았으면 야밤에 방류했지, 왜 벌건 대낮에 방류했겠느냐”며 반문하는 것은 더욱 심각하다.
땅 소유주의 동의만 얻으면 식수와 하천 등의 오염과 악취와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청미원은 여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종합식품회사다. 이런 회사에서 직영하는 농장의 대표가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심곡농장은 이번에 이틀동안 4시간에 걸쳐 방류했을 뿐 기존에는 창수면 액비처리공장에서 분뇨를 처리해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농장 인근 곳곳에 분뇨를 매립한 흔적이 드러난 것을 보면 오래전부터 고의적으로 분뇨를 방류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심곡농장은 건립 초기부터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다. 지난 2009년 11월 깊이울마을 주민들은 포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깊이울은 왕방산과 국사봉의 깊은 계곡이 흘러내려 예로부터 포천시민의 휴양지로 자리잡고 있으며, 1991년 자연발생유원지로 지정됐고 이후 포천시는 입장료를 받고 유원지로 관리하고 있는데 마을입구 도로옆으로 양돈업체 청미원이 포천시의 인허가를 받아 대규모 돼지축사를 짓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이번 분뇨 무단 방류 사태를 놓고 보면 당시 주민들의 이런 민원제기는 타당하다고 본다. 포천시는 관련 법상 인허가가 부득이 했다고 하지만 사후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은 면치 못할 듯 싶다. 포천시는 이번 무단방류에 대해 업자를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행정조치와 사법조치가 과태료 몇 푼 내는 것으로 종결되어선 안될 것이다.
청미원은 포천지역 여러 곳에서 돼지를 사육하는 업체다. 심곡농장에서 모돈 500두를 사육하고 있으며, 관인면, 창수면, 영중면 등 포천지역에서 모두 2천5백두의 모돈을 사육하고 있다. 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심곡농장뿐 아니라 청미원의 다른 지역 농장들의 분뇨처리 실태도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있다면 바로 잡고 개선해야 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도 내려야 한다. 포천시가 심곡농장 무단방류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주민과 함께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