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의 한 초등학교 교감이 여교사와 행정실 여직원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A초등학교 김모 교감은 지난 5~7월 여교사 4명과 여직원 1명에게 회식자리와 사무실 등에서 수차례 성적 수치감을 주는 농담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김 교감이 신체 일부도 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김 교감이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태다.
김 교감은 성희롱 발언은 인정하고 있으나 성추행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하고 있다. 경찰이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니 성추행에 대해서는 수사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포천교육청은 현장조사를 벌여 김 교감을 직위해제하고 경기도교육청에 징계를 요청했다.
A초등학교에서 벌어진 교감의 여교사 성희롱 사태는 가볍게 보아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 학교의 경우 피해자들이 교장에게 알리면서 다행히 교감의 성희롱 사실이 드러났지만, 교단에서 일어나는 성희롱과 성추행은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여교사나 여직원들이 불이익을 염려해 신고를 꺼릴 수밖에 없는 현실 탓이다.
최근 한 인천시의원이 지역내 초.중.고교 여교사들을 대상으로 학교 내 부당행위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여교사들이 얼마나 성추행과 성희롱에 취약한가를 보여준다. 회식 후 2차로 간 노래방 등에서 교장과 교감 등 학교 관리자에게 신체적 접촉을 요하는 블루스를 강요당하거나, 손을 수시로 잡고 어깨에 올려 불쾌감과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가 하면 폭음을 강요받았다고 한다.
지난 8월에는 ‘승진을 앞둔 여교사는 교장의 기쁨조’라는 무기명 투서가 교육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 여교사가 교육청 고위 간부에게 전달한 편지에는 “근무성적을 매기는 일부 관리자가 여교사들에게 술자리를 요구하고 노래방에서 껴안거나 무릎에 손 올리기 같은 성추행을 한다”고 주장했다.
2년 전에는 정년을 앞둔 경기 포천의 한 고교 교장이 학부모들을 성추행해 정직처분을 받은 사건도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도교육청은 해당 교장이 지난해 3월 학부모를 학교 근처 관사로 부른 뒤 문제집을 자녀에게 전해주라며 포옹하고 입을 맞춘 것으로 조사돼 이렇게 조처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문제의 교장은 또다른 학부모와 차를 함께 타고 가며 팔을 끼고 “좋아하면 안 되느냐”며 노골적인 성추행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상습적으로 성적 모욕이 담긴 발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해 의정부 한 초등학교에서도 교사를 성희롱하고 ‘막말’을 일삼아 진정 대상이 된 한 교장에 대해 도교육청 감사 결과 진정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 직위해제된 적도 있다. 해당 교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교직원들에게 50여회에 걸쳐 성희롱 및 언어폭력을 일삼았을 뿐 아니라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고 공직선거법까지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학교사회가 교장과 교사, 교사와 학생 등 위계가 강해 성범죄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개인적 수치심과 보복 우려 때문에 웬만한 용기가 없으면 성폭력 사실을 신고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여교사들은 교장이 교사들에 대한 근무평가와 승진 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생긴다며 현행 승진·근무평가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학교사회의 특수성에 비춰볼 때 성폭력 사례는 세상에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학교의 성범죄에 대해 교육당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