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기관지격 신문인 제민일보에 ‘풍수! 제주의 산과 물’을 4년 동안 연재한 안선진 풍수지리사(제주관광대 교수)가 두툼한 책 『제주의 산과 물-첫번째 이야기』를 펴내 화제다. 안선진 교수는 포천 신북면에서 출생해 외북초등학교를 다니며 초등학교까지 포천에서 자랐다. 그녀에게 ‘고향 외북천은 좌선하여 감아 도는 배산임수의 생각이 아직 그대로’라고 한다.
포천에서 출생한 여성이 제주도에 가서 교수생활을 한다는 것도 의외지만 젊은 여성이 풍수지리사를 한다는 것 또한 무릎을 치게 한다. 그녀는 지난 15년 동안 제주도의 산과 물을 찾아 구석구석을 말괄량이처럼 쏘다니고 발품을 팔았다. 그 결과 제주사회에서 인정받으며 성공하였고 마침내 『제주의 산과 물-첫번째 이야기』를 펴내게 된 것이다.
그녀는 대학에서 건설환경 건축공학을 전공했고 「주생활 실태 및 유형화」에 관한 연구, 국립묘지 타당성 연구를 했으며 건설기술연구소 공공디자인 개선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국공립대학 풍수지리사로 제주관광대학교 인테리어 건축과 디자인강의 및 평생교육원에서 풍수지리와 인상학강좌를 강의하고 있으며 에코하우스디자인과 하늘꽃풍수갤러리 대표로 제주오름을 풍수학적으로 해석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금남경에 이르기를 기(氣)는 바람을 받으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멈춘다 하였다. 옛 사람은 기가 모이고 흩어지지 않는 곳, 기가 행하다가 멈춘 곳을 자고로 풍수(風水)라 하였다.” 자연이 빚어놓은 대로 순리대로 맞춰 살라는 말로 이 책은 시작된다. 풍수는 우리 조상들의 땅에 대한 깨달음과 자연에 대한 세심한 통찰력이 빚은 삶의 철학이자 지혜의 보고다. 하늘과 땅에서 발생하는 오행이라는 기(氣)를 구분하는 것이다.
ⓒ (주)포천신문사
옛날 우리 조상들이 그리 살았으니 지금 우리가 삶 속에 그려놓은 많은 그림의 바닥에는 풍수지리가 깔려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한옥을 보자. 건물의 터와 방향을 잡는데 풍수가 기본이 됐다. 그것을 모르고는 보수를 한답시고 손을 대기도 어렵다.
딱딱한 이론 얘기는 살짝 내려놓을 터다. ‘풍수사랑’을 앞세운 안선진 풍수지리사의 걸음은 차곡차곡 제주의 산과 물을 향한다. 그러면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땅 제주가 던지는 경건함과 생명력이 저절로 길을 이끈다. 사람에게 간신히 틈을 허락한 좁은 갈림길은 오히려 고맙다. 숲 사이의 오름과 오름의 능선과 물주기를 따라 지맥을 격정하고 나무 사이 얼굴을 내미는 하늘과 바람을 만난다. 그녀는 그렇게 제주의 맑은 바람을 만들어내는 오름을 차곡차곡 지맥을 따라 풍수학적 해석을 글로 옮겼다. 그 작업 역시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산과 물에 마음을 담으려던 시도가 과욕을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선진 풍수지리사가가 조근조근 제주섬을 밟으며 찾아낸 것들의 키워드는 ‘공생’이다.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의 좋은 기운을 나누고 거스르거나 잘라내는 과오를 범하지 말자는 얘기가 책 속에는 몇 번이고 되풀이된다. 단순히 땅의 기운을 얻고 바람과 물을 이용해 뜻하지 않은 좋은 기를 얻는다면야 더할 나위가 없지만 거기에 머물 것이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오랫동안 기를 나누고 나누는 법을 공유하자는 ‘채근’이다.
사실 살다보면 입장차라는 것을 무시하기 어렵다. 인간의 편리를 추구하는 입장도 나름 이해가 된다. 자연 그대로를 고집하는데도 이유가 있다. 뭐가 맞고 틀리다는 구분은 없다. 때로는 다 많고 다 틀린 양시양비론도 나온다. 어찌됐든 저자의 마음 끝은 그러나 산과 물, 자연이 사람에게 던지는 아무 조건 없는 사랑과 선한 마음에 머문다.
이 책은 크게 네 갈래로 목차를 나눈다. 산에도 얼굴과 등이 있어 제주의 모태가 되는 한라산을 기준으로 얼굴 앞 서북사면에서 북사면의 생기길과 좌청룡에 해당하는 서사면 오름 따라 생기길. 우백호 동사면 오름 따라 생기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사면 제주서귀포지역의 오름 따라 생기길이다. 가장아름다운 계절에 제주오름의 산세와 수세를 한꺼번에 담고 있는 이 책의 또다른 즐거움은 사진이다. 각 오름들의 아름다운 영상을 직접 담은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한걸음 제주의 속살로 발을 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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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생악에서 바라본 한라산 서북사면 큰두페와 장구목 민대가리 만세동산사이의 물이 합수하여 광령천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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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장올의 수구는 남동사면이다. 현무를 튼 용세중 좌선하는 용세가 건강하여 동으로 흘러 견월악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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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동사면은 마치 우마와 같아 소와 말을 키우기 좋은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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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서사면은 마치 장군과도 같고 기름진 땅이 많아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되는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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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서사면의 지맥은 서쪽에 마지막자락 비양봉(한림)까지 이른다.
안 교수는 이번 책에 대해 “자신을 제주에 머물게 했던 제주 오름과 물에 대한 사랑과 신뢰의 표현”이라며 “이 책이 제주 오름에 대한 풍수학적 연구 자료의 초석이 됐으면 한다”는 마음을 피력했다. 책은 십 수 년 동안 발로 더듬은 흔적이 오롯한 풍부한 사진자료와 함께 제주오름에 다가가는 또 하나의 가슴 높이, 풍수에 대한 이해를 돕는 용어 정리 등으로 빼곡하다.
제주의 산소리 물소리를 『제주의 산과물』 한 권에서 모두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녀는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에 ‘풍수! 제주의 산과 물(풍수지리와 인상학)’이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제주의 산과물, 빈커뮤니케이션즈 185mm X 250mm, 416페이지 올칼라 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