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어울리지도 않은 명품의류를 구입하여 입고 카드빚을 내어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을 구입하려는 쇼핑중독현상이 만연하다. 또한 최고급 승용차를 구입하여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고자 한다. 남들보다 더 많이, 더 고가의, 더 고급스런 품질을 소유하여 행복을 추구하려는 욕망의 풍조도 현대인에게 팽배해 있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나며,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늘고 공급이 줄어드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 원리인데 과시소비는 이와는 달리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현대사회는 소유 양식에 의한 삶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2. 사치의 속성
사치의 근원에는 권력과 지배에 대한 욕망,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물건을 얻으려는 욕망, 감각과 관능성에 대한 욕망이 깔려 있다. 사치는 형체가 없고 다분히 주관적인 속성을 띠지만 본질적으로 매혹적인 것이며 눈으로 볼 수 있는 표식을 통해 사회의 권력과 명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3. 사치와 문명의 역사
유사 이래 인류는 늘 사치와 함께 했다. 사치가 없는 인류는 생각할 수 없었다. 인류는 땅에 정착할 무렵부터 장신구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거나 희귀한 물건을 얻고자 하였고 시간이 흐를수록 거대건축물 뿐만 아니라 영혼을 살찌우는 정신적인 가치의 사치에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집트의 경이로운 피라미드, 인류 최고의 애독서인 성경을 만든 히브리인들의 종교적 사치, 철학과 민주주의가 싹튼 그리스인들의 인본주의적 사치, 잉카인들과 마야인들의 문명, 오스만제국의 화려한 예술품과 건축물, 세계화의 서막을 연 비단길의 중국 등이 그 예이다. 문명의 전환점에서도 사치 현상은 끊이질 않았다. 처음에는 종교계급에서 사치가 나타났고 황실이 그 뒤를 이으면서 횡행했다. 황실은 유적과 의복, 물건, 축제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면서 권위를 세웠다.
마지막 계승자는 상인계층이었다. 상인계층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치의 본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들은 때때로 분별없는 지출로 타락의 길을 걷기도 하면서 21세기의 사치를 부정적인 이미지로 이끌어간다.
4. 사치의 장점
사치는 문명을 형성하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사치는 또한 혁신과 교류의 증대에 기여하는 등 문명과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적절한 사치는 경제와 지성, 예술, 도덕 등 모든 면에서 문명의 기초를 이룬다.
5. 사치의 문제점
가방이라는 자체는 책이나 소지품 등을 넣을 수 있는 사용가치이다. 그러나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가방을 소유하는 것은 이미 사용가치를 넘어선 행위이다. 이른바 과시 소비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고 경제적 능력을 과시하려는 위세를 소비를 통해서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다. 짝퉁을 찾는 심리역시 명품을 찾는 심리와 다를 바 없다. 비록 짝퉁이지만 진품 못지않은 효과가 발휘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 효과란 바로 자신의 지위과시에 있다. 사치는 결국 타락과 낭비로 인해 퇴조의 길을 걷는다.
6. 바람직한 사치
물질적 사치와 문화적 동력이 된 사치는 구분되어야 한다. 화려함보다는 진정성과 가치로 나아가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환경과 생태, 지속가능한 개발, 공정무역, 윤리적 소비와 같이 가치판단과 질적 만족감을 추구하는 소비가 우선시 되고 타인의 소비습관이나 유행을 쫓는 경향을 떠나 자신의 원칙과 신념에 따라 소비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 이로써 자유의지를 확보하고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정립하여 표면적이고 물질적인 가치들을 배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름다움과 선함에 대한 숭배, 창조물에 대한 경의, 제대로 만든 물건과 작품에 대한 사랑과 같은 영혼의 보완물로 이끄는 사치야말로 진정한 사치이다. 육체와 본능의 욕망이 아니라 영혼을 살찌우는 정신적 사치를 지향하여야 한다.<끝> * 참고문헌: 장 카스타레드 저, 이소영 역 (뜨인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