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허가 특혜시비로 검찰수사를 받았던 포천 공구유통단지가 이번에는 계약자들의 분양금 거액을 횡령한 의혹이 제기돼 또다시 검찰수사가 시작됐다. 경기 동북부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동북부 산업 발전을 이끌어갈 새로운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포천 공구유통단지의 조성이 늦어지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공구상가 분양 계약자들은 시행사 관계자들이 분양계약을 맺은 뒤 계약금과 중도금, 공구상가를 담보로 받은 투자금을 입금받아 한국토지신탁이 아닌 시행사와 포천공구유통단지 법인 은행계좌로 빼돌려 개인 용도로 횡령해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시행사 대표를 포함한 12명의 관련자를 사기 및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분양 피해자가 200명에 이르고, 피액금액도 200억원을 웃돈다는 게 고소인들의 주장이다. 한마디로 대규모 유통단지 분양과정에서 터져나온 거액의 횡령.사기의혹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분양 계약자인 고소인들이 제시하고 있는 근거와 주장을 종합해보면 시행사 관계자들이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횡령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우선 시행사 등이 지난 2009년 9월부터 단지 분양을 시작하면서 신탁회사에 자산관리를 맡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수분양자, 투자자, 시공사 등 관련자들에게 마치 신탁회사가 자산관리를 하고 있는 것처럼 광고를 해놓고 분양 및 투자계약, 공사도급계약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공사를 비롯한 공사수급인들은 시행사의 자금관리를 믿지 못해 신탁회사와 자금관리대리사무계약 체결을 요구했고 실제로 시행사와 한국토지신탁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시행사가 자금관리를 약속대로 신탁회사에 맡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약 수분양자들과 투자자들은 분양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와도 토지신탁계좌에 입금되지 않았다면 소유권 이전이나 투자금 회수는 어렵게 돼 피해가 커질 것이다. 따라서 시행사뿐만 아니라 계약 당사자인 신탁회사 관계자들도 수상 대상이 될 것이다.
시공사는 시행사측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자 공사를 거부하다보니 상가 준공은 예정보다 훨씬 늦어지고 있다. 공사가 지지부진한 상태로 3년간 지속되고 있어 수분양자들은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공구상가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상가 분양이 어렵게 되고 분양금 회수가 안되자 공구상가를 담보로 투자금을 유치하려고 했고, 공구상가의 2~3층 원룸을 분양하려고 용도변경 신청을 한 것도 석연치 않다.
고소인들은 공구상가 준공이 지연되자 시행사가 공구상가를 완공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불신을 제기하면서 큰 손실을 볼 것을 우려해 마침내 검찰에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피해자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검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는 사건이다. 피해자들이 세부 증거자료도 확보해 놓고 있는 상태여서 횡령의혹을 밝히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포천 공구유통단지는 인.허가 특혜시비에 휘말린데 이어 이제 시행사의 횡령의혹으로 수백명의 분양 피해자를 양산할 위기에 처해 있다. 공사가 중단돼 장기간 애물단지로 방치된다면 지역 전체로 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정상적으로 가동돼 조속히 완공돼야 하고 억울한 투자자와 수분양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불법과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