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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규제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 포천서 50대 농부 자살

군사보호구역 무허가집 재건축 안돼 스스로 목숨 끊어
“더 이상 불행한 국민과 농사꾼 없었으면” 유서 남겨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2년 02월 08일
ⓒ (주)포천신문사

오래전 무허가로 지어 살던 군사시설보호구역내 집이 불에 타 재건축을 시도하다가 관련 법 규정에 걸려 뜻을 이루지 못한 5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7일 포천경찰서, 포천시청, 제2군수지원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7시50분께 포천시 내촌면 신팔리 비닐하우스에서 이모(54)씨가 숨져 있는 것을 처남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비닐하우스에서는 “내가 죽고 나서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없어져 더 이상의 불행한 국민과 농사꾼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이씨는 군사시설보호구역에 위치한 132㎡의 무허가 건물에 살며 농사로 생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집은 제2군수지원사령부의 한 탄약고로부터 300여m 떨어져 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13일 화재로 집을 통째로 잃었고, 화재 직후 가족들과 함께 살 집을 새로 짓기 시작했지만 제2군수지원사령부은 지난해 11월 11일과 12월 12일 이씨를 찾아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건물을 짓는 것은 위법’이라며 중단을 요청했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라 주택의 신.증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 시.군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의 경우 기존 거주자에 한해 연면적 200㎡ 이하 범위에서 주택 증.개축이나 이전이 가능하지만 이씨 집은 무허가 건축물이어서 해당되지 않는다.

군은 지난해 11월 17일과 지난 1월 5일 등 2차례에 걸쳐 이씨를 포천시청에 고발했고, 포천시청은 1월 17일 이씨에게 불법건축물 원상복구명령을 내린 바 있다.

제2군수지원사령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1993년 8월부터 올 1월 5일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고발했지만 이씨가 불법 건축물임을 알고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고,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점을 들어 자살로 조사를 종결했다.

이상창 기자 / lscnews@hanmail.net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2년 0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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