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박인식 부장판사)는 1일 동두천 10대 여학생을 성폭행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K(21) 이병에 대해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는 미군 범죄 가운데 1992년 ‘윤금이 사건’ 이후 두번째로 엄한 처벌이며 2001년 개정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이 적용된 이후 가장 무거운 처벌이다.
재판부는 또 K이병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신상정보 10년간 정보통신망 공개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새벽에 피해자가 살고 있는 고시텔에 침입해 3시간여 동안 가학적ㆍ변태적으로 성욕을 해소하는 동안 피해자는 편안히 지내야 할 주거지에서 공포에 떨며 성적 수치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피해보상이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피고인에 대해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의 범행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고 피해자의 진술, 피해 정도 그리고 합의가 안 된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의정부지검 형사1부(이광진 부장검사)는 지난달 21일 열린 첫 공판에서 K이병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K이병은 지난 9월24일 오전 4시께 만취상태로 동두천시내 한 고시텔에 들어가 TV를 보던 A(18)양을 흉기로 위협해 수차례 성폭행하고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한 뒤 5천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재판부의 미군범죄에 대한 엄벌 의지를 확인하는 한편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돼 사건 발생 27일 만에 검찰 구형이, 38일 만에 1심 선고가 각각 내려졌다.
에드워드 카드 미2사단장은 1일 의정부지법이 ‘동두천 성폭행 미군’에 징역 10년을 선고한 것과 관련, 같은 날 사과의 메시지를 보냈다.
사단장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에 진심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사단장은 “이번 사건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의거 한국 사법제도 안에서 문제 병사에 관한 사법권, 신병요구권, 재판, 구형, 그리고 선고까지 이뤄졌다”며 “이 병사는 한국의 교정시설에서 자신의 형량대로 복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병사들에게 포괄적인 성추행 예방 교육, 책임감 있는 음주 및 문화 교육을 강조해 왔고 앞으로도 강화할 예정”이라며 “한국 국민이 미군을 신뢰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초 이번 주로 끝날 예정이었던 전국 주한미군의 야간통행 금지조치가 내년 1월6일까지 연장된다.
주한미구은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은 예하부대 지휘관, 한국 측 관계자와 협의 끝에 지난 10월7일부터 30일간 시행했던 야간통행 금지조치를 내년 1월 6일까지 60일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한 미대사관 소속 장병을 제외한 모든 장교와 사병은 평일 자정∼새벽 5시,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3∼5시 부대 밖 통행이 금지된다. 공휴일에는 미국 공휴일과 미군이 준수하는 한국 공휴일, 훈련 휴무일이 포함된다.
미군 헌병대는 한국 경찰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병사들의 야간 통행을 단속할 계획이다. 서먼 사령관은 “임무수행 및 정예부대의 기초는 군기 유지”라면서 “모든 장병이 규정된 임무를 수행하는 데 계속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는 경기도 동두천과 서울 마포에서 미군의 성폭행 사건이 불거지자 지난달 야간통행을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병사들의 야간 통행을 제한하다 9년 만인 지난해 7월 2일 전면 해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