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와 인근 12개 시.군이 군사시설보호구역(이하 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한 손실액이 올해에만 무려 51조원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기개발연구원 김동성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0월 27일 경기북부의 보호구역으로 인한 소득손실을 추정한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기북부지역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을 때 경제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 소득에서 현재소득을 차감한 결과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230조7,991억원, 올해만 51조1,274억원으로 모두 282조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포천시만 놓고 보자. 포천시 보호구역은 238.42㎢로 전체 행정구역 826.47㎢의 28.85%를 차지하고 있는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소득손실은 17조3,362억원에 달하며, 올 한해 손실액만 3조6,299억으로 나타났다. 포천시는 지난 6년간 보호구역 지정으로 무려 21조원의 소득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포천을 비롯한 경기북부지역의 이같은 국가안보 희생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비용은 누구에게 청구해야 하는가.
우선 경기북부 보호구역 실상부터 들여다보자. 경기북부는 한국군의 서부전선 주력부대가 배치된 지역으로 군사기지, 비행장, 사격장, 훈련장 등 다수의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다. 군사령부 1개, 군수지원사령부 1개, 군단 3개, 사단 19개, 여단 11개 등 대규모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어 유사시 군사전력 수행과 평시의 군사활동을 위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군사시설 및 보호구역으로 인한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도시개발과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고 각종 훈련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 보호구역 내 토지를 소유하거나 이용하는 주민들은 각종 규제로 인해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생산활동이 제한돼 수십 년간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 군부대 주변 지역의 주민들은 사격과 부대이동, 군사훈련 등으로 교통혼잡, 분진, 소음, 진동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문제는 국가차원의 보상은 사실상 전무하다는데 있다. 경기북부 등 접경지역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접경지역지원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 종합발전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재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국가가 나서야 한다. 국가방위를 위해 접경지역주민들이 일방적으로 부담해온 소득손실과 경제사회적 비용은 당연히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 보호구역은 국가안보에 의해 지정되었으며, 국가안보의 수혜는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고 있다. 따라서 보호구역 지정에 따르는 비용과 희생은 모든 지역과 국민이 평등하게 분담하는 것이 옳다. 국가재정으로 손실과 피해보상 재원을 마련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소득손실 및 피해보상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재 경기개발연구원 민군정책팀에서 마련해 입법 추진 중인 ‘군사시설 주변지역 및 종전부지 개발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절실하다. 그래야만 보호구역 내 토지소유자 손실보상,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 산업단지 개발, 기업지원체제 구축, 군사시설 이전 및 대체, 종전부지 개발 등이 실현될 수 있다. 안보분담금 제도를 도입, 보호구역에 대한 국세 및 지방세 감면범위 확대, 특별교부금을 신설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보호구역의 용도를 세분화 하고 규제에 대한 기준은 재분류해 보호구역의 규모의 규제 수준을 최소한의 범위로 축소하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두드려야 열리고 울어야 젖준다는 말이 있다. 경기북부지역 지자체와 시민사회, 지역주민들은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한 소득손실과 국가보상의 당위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력하게 전개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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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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