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민의 최대 숙원으로 꼽히는 구리~포천간 민자고속도로 사업의 연내 착공이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는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경기도는 이 사업의 내년 국비 예산으로 300억원을 신청했지만 정부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한 2012년도 예산안을 들여다보니 전액이 삭감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지역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구리~포천간 사업 외에도 도내 6개 주요 SOC사업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일부 사업들은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한다.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는 경기북부지역을 남북으로 잇는 대동맥으로 고속도로와 철로가 없는 포천시민들에게는 최후의 보루 같은 사업이어서 이런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혹시 사업이 중단되면 어쩌나 하고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구리~포천간 사업의 국비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것은 한마디로 경기북부 지역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이다. 물론 국토부의 실시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가 마무리단계에 있고, 사업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협상이 별 문제없이 완료된다면 이 사업은 연내에 착공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첫 삽을 뜨는 이벤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부가 국비를 전액 삭감한 사업은 해당 사업의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예산절감 차원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구리~포천간 도로사업의 추진이 향후 그리 순탄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토지보상이 먼저 되고, 민간사업자의 금융협약이 돼야 국토부 승인이 끝나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텐데 어느 것 하나 술술 풀리는 게 없다.
국비가 전액 삭감된 도내 주요 사업에는 GTX 추진 용역비도 포함돼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GTX사업의 경우 국토해양부가 반영한 ‘GTX 민자 적격성 조사 및 시설사업 기본계획에 관한 용역’ 사업비 50억원을 재정부가 전액 삭감해 내년도 계획했던 착공이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실·국장들이 핵심사업 예산확보를 위해 21일과 2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방문해 사업의 필요성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하니 일말의 기대는 해보지만 전망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도내 많은 SOC 사업들이 있지만 경기북부지역의 대표적인 SOC사업인 구리~포천 고속도로 사업의 국비 지원이 내년 예산부터 반영될 수 있도록 힘써주길 기대할 뿐이다.
구리~포천 고속도로 사업은 국비가 반영되고 제반 행정절차가 마무리 된다고 해도 반드시 해소하고 넘어가야 할 장애물이 또 있다. 무봉리 구간 ‘곡선의 의혹’이다. 직선에서 곡선으로 바뀐 무봉리 노선에 권력의 입김이 개입된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문제가 법정공방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사업추진이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
본지가 수차례 보도한 적이 있지만 고속도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대우건설컨소시엄이 지난 2007년 내놓은 설계도는 5년 전 직선으로 되어 있던 무봉리 구간을 곡선으로 변경한 것이었다. 곡선으로 설계가 바뀌면서 도로 길이가 당초보다 150m가량 늘어나 공사비가 추가로 소요되고, 공장들이 헐리고 400년 이상 살아온 전통마을이 두 동강 나게 될 위기에 처했지만 관계당국은 조기착공만을 외치고 있을뿐 이런 의혹을 해소하고 바로 잡을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무봉리 주민들은 직선의 전답을 놔두고 곡선의 마을과 공장을 관통하도록 한 것은 인근 골프연습장에 특혜를 주려는 실세정치인의 개입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정부와 건설업체를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 등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구리~포천 고속도로 사업의 운명이 자칫 법정에서 가려질 가능성도 있다. 연내 착공이 기정사실화 된 구리~포천간 사업이 이래저래 수난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