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농이해조선생기념사업회(회장 홍을표)는 지난 10월 7일) 오후 2시 포천시 유림회관에서 ‘이해조의 근대사상 연구’를 주제로 제8회 동농포럼을 개최했다. 이 날 포럼에는 이효종 전 포천한시협회장, 이만구 포천문화원장, 이윤우 포천향교 전교, 이만수 대진대학교 대학원장, 이한륭 전 동의대 학장, 이구상 포천삼락회장, 박낙영 포천청년유도회장, 이흥구 포천발전연합 대표, 이원용 포천문인협회장, 김산동 포천미래포럼 사업위원장, 임종석 포천의제21 사무국장 등 70여명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홍을표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지금까지의 문학, 사학, 어학, 문헌정보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동농 연구는 모두 학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선구적인 연구였다”고 동농포럼의 그 간의 연구 성과를 평가하고, “오늘 발표되는 동농 선생의 근대사상 연구는 우리나라 근대사상사 연구에서 아주 핵심적인 사안인 ‘근대’에 대한 연구로서, 동농 사상의 사상사적인 위상이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한륭 박사는 축사에서 “동농포럼의 그 동안의 연구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통해 밝혀진 동농 선생의 문화적 가치가 포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포천미래포럼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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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이해조의 근대사상’이라는 주제 발표를 한 이상훈 대진대 철학과 교수는 우선 ‘자유종’의 사상이 실학에서 서구 근대의 계몽으로 나아갔다고 봤다. 그는 ‘자유종’의 토론체에 대하여 “동농이 이와 같은 문체를 활용한 데는 어쩌면 당대의 세계사적 흐름을 간취하고자 했던 의도가 담겨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자유종」의 토론체 양식은 ‘서양 근대 계몽사상과 문화’의 기본 특징이자 형식이었던 ‘담론’과 ‘민주주의 제도’를 문학적 형식으로 차용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다산이 남긴 실학사상과 북학파의 사상을 통일해 집대성하였듯이, 동농은 실학의 정신을 총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의 존엄성과 자유에 눈뜨는 ‘계몽’ 운동이 확산되어야 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또한 그는 “동농이 「자유종」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열띤 토론의 시대가 바로 하버마스가 말한 이상적인 형태의 민주적 의사소통체계가 기능하는 사회를 지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동농이 번안한 화성돈전(워싱턴전)의 의미에 대해 그것은 ‘국민주의’, ‘변법자강’과 일본을 넘어선 근대 개혁 사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중국의 개혁운동이 조선에 상당히 잘 알려지고 있었고, 또한 갑신정변과 동학운동 및 갑오개혁 그리고 독립협회의 좌절 등을 목전에서 바라본 동농이 화성돈전을 단순히 관심있게 읽는 정도가 아니라 번역까지 나섰다는 것은 바로 위와 같은 맥락과 맞닿아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중체서용이나 변법자강 같은 체제 내적인 개혁의 분명한 한계를 인식하면서, 메이지유신 이래 일본의 입헌군주제 역시 서구열강과 마찬가지의 침략적인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냄을 보면서, 미국 독립의 역사적 경험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사회개혁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했던 것이 「자유종」에서 ‘국민주의’라는 이름으로 제안되지 않았겠는가”라고 판단했다.
이상훈 교수는 결국 “(동농이) 애국계몽기 대다수 국내의 개화파들과는 달리, 러시아나 일본에 의존한 단순한 개화나 개혁을 내세우는데 그치지 않고 더 근원적인 사상혁명과 이에 기반한 국민교육의 전개가 이루어질 때야 국권수호와 사회발전이 함께 할 수 있다”면서 “독립협회의 인사들조차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자주성 외에 경제, 사회, 문화적 자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릴 때, 동농은 단호히 군주제를 넘어선 일명 ‘국민주의’ 곧 공화제를 통해 내적 역량을 성숙시킬 것과, 또한 비록 군주제를 배제하지만 공자교와 같은 자주적 문화의 기틀을 높임으로써만 열강의 침략적 야욕 속에 국권수호와 나라 발전이 가능하다고 문학을 통해 주장했다”고 동농의 근대사상의 핵심을 정리했다.
이 날 발표된 논문은 “학계 최초로 이해조의 사상에 대하여 동서양의 근대사상을 포괄하는 철학적 논구를 했다는 점에서 문학적 탐구에 머문 기존의 동농 연구의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사업회 관계자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