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릉비와 중원고구려비에 나오는 고모루성이 포천의 고모리 산성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병국 대진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지상 학술세미나에서 문헌조사, 현지답사, 고고학적.언어학적 접근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고모루성은 고모리 산성일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능비에 나와 있는 백제58성과 700리에 대한 사서의 기록을 들었다. 이근영 교수도 ‘고모루’와 ‘고모리’의 언어학적인 연관성을 제시하면서 서 교수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우선 학자들이 고모리 역사를 밝히려는 이러한 시도는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고모리 산성이 고모루성이라는 주장에 대해 근거가 희박하다며 강한 이견 또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1년 단국대학교 매장문화재연구소가 포천군의 용역으로 출간한 ‘포천 고모리 산성 지표조사 보고서’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보고서는 “고모리라는 지명과 백제 토기가 많이 나왔다고 하여 고모루성으로 비정하는데, 모루(牟婁)가 변하여 모리(毛里)로 변했다는 어학적인 근거가 희박하다. 고모리란 지명만으로 고모루와 연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역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철저한 문헌조사와 현지답사 등을 통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물론 아전인수식 해석도 경계대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고모리 산성이 고모루성이 유력하다’는 서 교수의 주장이 역사학계에서 공인받기 위해서는 좀 더 깊이 있는 발굴과 검증이 뒤따라야 할 것 같다.